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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왕초보 사주명리

왕초보 의역학: 십이운성을 알아보자 ②

by 북드라망 2014. 6. 17.

왕초보 의역학: 십이운성을 알아보자 ②



기운별 해당하는 십이운성표

 오행

 胞

 胎

 養

 生

 浴

 帶

 冠

 旺

 衰

 病

 死

 裝

 木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火

 亥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水

 巳

 午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

 卯

 辰


지난 시간에는 십이운성의 기원과 포(胞), 태(胎), 양(養), 생(生)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나머지 8개에 대해 알아보고 십이운성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십이운성의 해석


다섯번째는 (浴)입니다. 글자 자체에 ‘목욕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목욕(沐浴)이라고도 합니다. 네번째 운성인 생(生)에서 아이가 태어난 것으로 보았다면, 다섯번째 단계에서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 세상과 마주하며 적응하는 시기로 본 것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며칠이 지난 후 첫 목욕을 시키죠. 아이는 목욕을 통해 첫 고난(!)을 겪게 됩니다. '욕'은 이처럼 처음으로 겪는 세상 일을 의미합니다. 또한 외출하기 전 깨끗하게 씻고 나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새로운 기운과 변화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욕'은 처음으로 겪는 세상 일을 의미합니다. 또한 새로운 기운과 변화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몸을 깨끗하게 씻고 닦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을 선호하며, 이성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 또한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浴의 기운이 있다면, 몸을 단정히 가꾸는 것은 좋다고 할 수 있으나 아기가 처음으로 물을 만나 곤욕을 치르는 것과 같으니 이성, 도박이나 낭비의 유혹에도 약하다고 합니다. '절제'가 중요해지겠네요. 


여섯번째는(帶)입니다. 관대(冠帶)라고도 합니다. '관'은 머리에 쓰는 것, '대'는 허리띠인데요, 관대는 예의를 갖추어 띠를 두른다는 뜻에서 성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통혼례에서 신랑이 입는 복장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사모관대(紗帽冠帶)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여기서 '사모'는 머리에 쓰는 검은색 모자입니다. 사극 보면 신하들이 머리에 쓰고 나오는 길쭉한 모자 있잖아요. 이처럼 '관대'란 예를 다한 옷차림을 뜻합니다. 

 

스무살을 약관(弱冠)이라고도 하는데, 비로소 갓을 쓴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기는 스스로 일어서는 힘이 있다고 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세우며 펼쳐나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글자가 있을 경우 내실을 다지며, 난관을 만나도 물러섬이 없는 기질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며 명예를 숭상한다고 합니다. 


일곱번째는(冠)입니다. 건록(建祿)이라고도 합니다. 벼슬길에 나아가 나라의 녹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뜻이 펼쳐질 수 있는 현장에 있으므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을 뜻하지요. 즉, '관'이란 입신양명(立身揚名), 자수성가(自手成家)처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강하게 발휘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 - 강한 추진력을 지녔지만,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


그래서 이 글자가 있을 경우 강한 추진력을 지녔지만, 그 힘이 지나친 경우 돌진'만' 하다 보니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또한 기세가 지나지면 오히려 남의 식솔들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처럼 그 의무와 노고가 크게 부여된다고 합니다. 


여덟번째는 (旺)입니다. 제왕(帝旺)이라고도 합니다. 기운이 차츰 자라 그 왕성함이 절정에 달한 시기라고나 할까요. 왕이라는 이름처럼 임금의 풍모와 기세를 얻는 격입니다. 크고 강한 힘을 펼치는 기운인데요, 패기(霸氣)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이는 자신의 힘을 펼치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의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처럼요.  


그래서 이러한 힘을 잘 펼쳐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유연함’입니다. 너무 곧기만 한 나무가 거센 바람에 부러지는 것처럼 ‘왕’의 기운이 강한 사람들은 바람보다 빨리 눕는 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홉번째는 (衰)입니다. 왕성하던 기운이 차츰 약해지는 것을 의미하지요. 십이지지의 마지막은 해(亥)인데요, 괘상으로 보면 중지곤으로 모두 음(陰)에 해당합니다. 자(子)는 양기가 움트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마찬가지로 사(巳)는 양기의 절정이며, 오(午)의 단계가 되면 음기가 움트기 시작합니다. '쇠'의 힘 역시 이러한 관계로 보시면 됩니다. 


이전까지 힘의 방향이 '성장'이었다면, 쇠의 단계는 힘을 지키는 것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래서 변화를 싫어하고, 지금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힘의 방향이 바뀌었으니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주에 '쇠'가 있는 경우 이러한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열번째는 (病)입니다. 몸에 병이 걸렸다고 할 때의 그 '병'입니다. 기운이 쇠락하면서 몸도 아프게 되는 것이지요. 일을 바쁘게 하고난 뒤 마음과 몸이 편해지면 감기몸살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 단계에서는 힘을 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러다보니 활동력은 줄어들게 되지요. 


하지만 이 기운이 사주에 있다고 해서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힘에 비하면 약하지만, 기운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기운이 약한 경우에는 꼭 필요한 곳에만 쓰게 되므로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대개 개인의 길흉으로 볼 때에는 나쁜 운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삶의 지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 사(死)는 죽음의 단계지만 한편,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빈 공간이 생성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열한번째는 (死)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흉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 단계가 되면 활동하던 것들이 멈추고, 고요한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자신의 고집이나 힘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사'의 기운이 변화를 잘 받아들인다고 보았습니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서는 빈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사'는 그러한 빈 공간이 생성되는 단계인 것이지요.


열두번째는 (藏)입니다. 무언가를 땅에 묻고 숨긴다는 의미인데, 墓(묘)라고도 합니다. 예전에는 숨을 거둔 상태를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혼이 빠져나간 후 다시 돌아오면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진짜 죽음은 '장'의 단계, 즉 땅에 묻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기운처럼 사주에 '장'이 있는 사람은 재능이 숨어있다고 해석됩니다. 또한 비밀도 많다고 하네요. 이 기운을 많이 타고난 사람들은 잠들어 있는 재능을 깨우는 것을 삶의 지혜로 삼으면 좋다고 합니다.



日干/   

    /運星 

 

 

 

 

 

 

 

 

 

 

 

 甲木

 

 

 

 

 

 

 

 

 

 

 

 

 乙木

 

 

 

 

 

 

 

 

 

 

 

 

 丙火

 

 

 

 

 

 

 

 

 

 

 

 

 丁火

 

 

 

 

 

 

 

 

 

 

 

 

 戊土

 

 

 

 

 

 

 

 

 

 

 

 

 己土

 

 

 

 

 

 

 

 

 

 

 

 

 庚金

 

 

 

 

 

 

 

 

 

 

 

 

 辛金

 

 

 

 

 

 

 

 

 

 

 

 

 壬水

 

 

 

 

 

 

 

 

 

 

 

 

 癸水

 

 

 

 

 

 

 

 

 

 

 


천간의 시작인 갑목은 목국(인-묘-진)의 중심인 묘에서 '왕'한다고 보았고, 순차적으로 이어집니다. 을목은 인에서 '왕'한다고 보았고, 음간일 경우에는 역행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토는 학설에 따라 의견이 분분한데, 대개는 화와 동일한 리듬을 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십이운성 학설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자평학 강의』(들녁)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창용,『자평학 강의 -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관계성의 학문』, 들녘



십이운성의 의미



십이운성의 흐름을 살펴보면 자라나고, 왕성해지고, 쇠퇴하고, 소멸하는 자연의 법칙이 인간의 삶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목욕하며 험한 일을 겪고(^^), 성장해서 자신의 몫을 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힘을 펼치고, 왕성했던 시기가 지나면 차츰 힘이 빠지고 쇠약해지며 마침내 죽고 땅에 묻히는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출생에서 죽음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주로 해석이 될 때에는 주로 길흉화복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십이운성에서 가장 길하다고 보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뉘앙스 상 '건록'과 '제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십이운성의 해석에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관직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는 것이 ‘좋은 삶’이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지요. 


사주명리는 흔히 타고난 기운, 혹은 타고난 '그릇'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연 법칙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상이 담겨있지요. 인간이 자연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리듬에 속해있다는 의미입니다. '쇠'의 기운이 많은 사람, '관'의 기운이 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그 나름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것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공'이 재물이나 관직의 '급'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십이운성을 보면서 '아~ 나는 왜 건록이 없는가'라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들 때에는 욕심이 아닐까 경계해야겠지요. '어쩔 수 없지 뭐, 이대로 살아야지'라는 비관론으로 빠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십이운성은 자연의 입장(?)에서 해석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간도 흐름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주어진 것을 선용(善用)하라"는 말이 더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출발점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속도도 방향도 도착점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산다는 건 절대 공짜가 아니다. 평생 재화를 일구어야 하고 주기적으로 생의 문턱을 넘어야 하고 애증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만약 이 모든 것을 대충 피해 간 존재가 있다면 그건 사실 태어난 의미가 별로 없다. 공평하게도(?) 그런 경우는 중년 이후나 노년에 반드시 그 마디를 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젊어 고생 사서 하라”고 하는 것이다. 또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사람은 그만큼의 정기신의 소모를 감당해야 하고, 정신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물질적 번영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물질적·정신적·영적 자유를 두루 누리는 존재? 그건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실로 평등하고 평등한 셈이다. 운명을 사랑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이 팔자의 평등성을 깨우쳐야 한다. 계급적 차이나 사회적 불평등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들 이면에 작동하는 근원적 평등성을 통찰하라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계급이나 제도적 차이를 절대시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243~244쪽


자평학 강의 - 10점
신창용 지음/들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10점
고미숙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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