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앗! 추워! 오늘은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

소한(小寒),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 왔다 얼어 죽었다네

편집인

소한(小寒)은 양력 1월 5일이나 6일경이며, 태양이 황경 285도에 있을 때이다. 이때부터 자월(子月)이 끝나고 축월(丑月)이 시작된다. 축월은 해월(亥月)로부터 시작된 겨울 추위가 지표에서 가장 고조되는 시기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춥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축월에 와서야 절기 이름에 비로소 ‘찰 한’(寒) 자가 붙는다. 그 중 앞에 오는 게 소한인데, 이름만으로는 뒤에 오는 대한(大寒)이 더 추워야 할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더 춥다고 한다. 속담에 “대한이가 소한이네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소한 무렵은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다.

─류시성·손영달 지음, 『갑자서당』, 266쪽

네, 2012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언론에서 떠들고 있는 ‘흑룡의 해’라는 임진년(壬辰年)은 아직 아니다. 양력상의 날짜가 바뀌었을 뿐, 음력으로는 여전히 신묘년(辛卯年)인 것. 이 신묘년의 마지막 달이 축월(丑月)인데(지금은 辛丑월), 축월에 들어서 맞는 첫 번째 절기이자 1년 24절기 중 23번째 절기가 바로 ‘작은 추위’ 소한(小寒)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날이 추울 때면 움츠렸던 몸을 노곤노곤하게 풀고 싶어집니다. 흑~!


그런데 소한의 이름에 작을 소(小) 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클 대(大)가 들어가는 대한(大寒)보다 덜 춥다고 생각하면 오산. 실제로 예년의 기록을 봤을 때 평균 기온이 소한 때가 더 낮다고 한다. 그러니 위 인용문처럼 “대한이가 소한이네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나왔던 것. 소한 때가 되면 강이나 지면의 얼음이 두터워진다고 한다. 이 추위가 입춘 전까지 약 한 달간 계속 되는 것. 그러니 실제 기온으로는 소한 때부터 대한 때까지 약 15일간이 가장 추운 때이다. 대한은 그야말로 추위의 정점을 찍는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듯하다. 음력 12월, 한 해의 마지막 절기인 소한과 대한이 있는 이때에는 옛날에 어떤 일들을 했는지 「농가월령가」 ‘12월령’을 보자.

십이월은 계동(季冬)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설(雪)중의 산봉우리들은 해 저문 빛이로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고
집안의 여인들은 세시 의복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갖 무색 들여 내니
자주 보라 송화색에 청화 갈매 옥색이라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 하고 음식 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설날 고긴 계를 믿고 북어는 장에 사서
납평날 창애[덫]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고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강정 콩강정에 곶감 대추 생율이라
술동이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새암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예서도 나고 제서도 나네
새 등잔 세발 심지 장등하여 새울 적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명랑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 세배 하는구나

계동(季冬)이란 음력 섣달 즉 12월을 일컫는 다른 이름이다. 계절 계(季) 자에는 “끝, 마지막, 막내”라는 뜻이 있어서 계자(季子)라고 하면 막내아들을, 계녀(季女)라고 하면 막내딸을 말한다. 남동생의 아내를 일컬을 때 제수(弟嫂)라는 말을 쓰지만 계수(季嫂)라는 말도 예전엔 흔하게 썼다. 남자 형제가 여러 명일 경우에는 막내의 부인을 일컫는 말이 또한 계수다. 아무튼 계동이면 막바지 겨울, 늦겨울이라는 뜻일 터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때인 만큼 「농가월령가」에 나오는 활동들도 설빔 준비와 설 음식 준비 등이다. 이 막바지 겨울 한 달을 잘 넘기면 이제 입춘으로 시작하는 새해의 새 절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소한에 관련된 속담에는 “소한의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도 있는데, 이것은 혹한을 견뎌 냄으로써 어떤 역경도 이겨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라고 한다. 호된 추위를 굳이 꾸어다가 겪을 필요까진 없을지 몰라도 춥다고 방의 창문을 모두 닫고 환기를 안 시키면 건강에 좋지 않다. 겨울철이야말로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할 계절.

끝으로 『동의보감』에 나오는 겨울에 관련된 양생법을 소개한다.
 
겨울 3달은 폐장(閉藏)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물이 얼고 땅이 얼어 터지며 양기가 요동하지 못한다. 이때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되 반드시 해가 뜬 뒤에 일어나야 한다. 마음에 숨겨 두는 일이 있거나 남에게 보이지 못할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하며 추운 데가 아니라 따스한 방에 있으면서 살갗으로 땀이 흘러 나와 갑자기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이것이 겨울철에 순응하는 것이며 간직하는 기운을 돕는 방법이다. 이것을 거역하면 신(腎)을 상하여 봄에 가서 위궐병(손발에 힘이 없거나 싸늘해지는 병)이 생기고 봄에 나는 기운을 돕는 힘이 적어진다.

해가 뜬 뒤에 일어나야 한다고 해서 늦게 늦게 일어나라는 말은 물론 아니다. 지금 인용한 부분 뒤로 가면 “[겨울철에] 늦게 일어난다 하여도 해가 뜬 후까지 있지 말아야 한다”는 『양생서』 부분이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일출 시간을 보니 대략 7시 47분경이다. 요 시간 전후로 일어나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출퇴근 거리와 하는 일의 성격에 따라 이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큰 범위에서 평소보다 좀더 일찍 잠들고 조금 늦게 일어나며, 기운을 저장해 두는 데 힘써 보면 어떨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겨울철 대표 음식인 매생이! 청색은 목(木) 기운을 뜻하는데, 봄이 오기 전 목(木) 기운을 잘 갈무리 해두면 어떨까요? ^^

사주명리 한자교실, 갑자서당 - 10점
류시성.손영달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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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용도 2012.01.06 09:35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매생이한테 늘 사다코(링)의 원한이라고 해서 죄..죄송합니다...

    • 북드라망 2012.01.06 13:21 신고 수정/삭제

      매생이는 겨울철 보양식으로 좋다고 해요~
      무...물론 외모가 매우 호감은 아니지만서도~ ^^;;
      매생이 굴국밥 한 번 잡숴봐요~ ㅎㅎ

  • 자라 2012.01.09 09:31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어! 그제 매생이국 먹었는데... 참 맛있었지만 같이 먹은 사람들 모두 괴담에 나오는 늪(!)같다고 했지요ㅎㅎ 생긴 건 그래도 몸에 도움이 되는 군요!

    • 북드라망 2012.01.09 09:57 신고 수정/삭제

      아하하! 늪의 느낌이 나지요.
      저도 어릴 때(아...아니 지금도 아직;;)는 매생이국을 회피했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맛나게 먹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