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편집자 k의 드라마극장] 세 번 결혼‘할’ 여자, 문제는 식상!

주말드라마 여자들의 인생 그리고 식상의 상관관계




참 오랜만에 저를 ‘본방사수’로 이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끝나자 저의 마음은 참으로 휑하였습니다. <별 그대> 후속으로 제가 좋아하는 배우 손현주 아저씨가 나오는 드라마가 시작될 것이었지만 ‘서민’이 아닌 손현주 아저씨는 싫었기에……(지난번엔 재벌집 아들로 나오시더니만 갈수록 신분상승;; 이번엔 무려 대통령!), 뭘 보나 싶었지요.
 
그러던 중 요즘 월요일 아침마다 포털에 꼭 한번씩 등장하는 이름—임실댁 혹은 허진—을 보며, 저도 이 임실댁 아줌마의 ‘웅얼’ 연기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모락모락 들지 뭐여요. 허진 아줌마에 대해서는 전에 TV에서 뵐 때에도 한국인치고 참 ‘진하게’ 생기셨네, 했던 것 외에 저에겐 별달리 인상적인 것이 없었고 몇 년 전엔가 났던 생활고 기사에 (잠시) 놀랐던 것 정도? 그런데 이 분이 요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주인공보다 더 인기랍니다. 어떤 분은 채널 돌려가며 ‘임실댁’ 출연분만 본다고도 하더라구요. 그러나 전 고지식한 여자기에 첫회부터 정주행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36회까지 방영된 가운데 30회까지 봤습니다. 딱 IPTV 무료보기가 허락된 회차까지지요, 후후.
 
물론 전 임실댁 아줌마를 만나려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지만, 극 초반 아직 비중이 없었던 임실댁 아줌마를 만나기 위해 저는 주인공 오은수(이지아)를 먼저 만날 수밖에 없었고, ‘아, 저 여잔 왜 또 식상이 저 모양인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세 번 결혼하는 여자’라는 드라마 제목을 보면 ‘관성’에 문제가 있나 싶지만 드라마를 보면 ‘단언컨대’ 오은수의 문제는 식상입니다. 식상의 문제가 관성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혼을 ‘세 번’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 또 식상이라니! 지난번 <결혼의 여신>에서도 식상 넘치는 여자들 득시글거리며 문제를 일으켰는데 말입니다. 아, 식상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주말드라마 여자들의 인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인지 오늘은 키워드로 살펴볼까 합니다.


드라마 속으로 빠져 봅~시다!



  


그동안 식상하면 대표적으로 든 것이 말[言]이었습니다. 식상이 발달하면 말을 잘한다고 보았지요. (물론 오은수도 말 잘합니다. 하지만 김수현 작가님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에는 말 못하는 사람 없으니 요건 패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끼가 있다’는 말과도 상통하게 됩니다. 말없이 무슨 수로 끼를 부리나요. 그럴 수 있다면 그이는 사주와 상관없이 그저 ‘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ㅋㅋ). 하여 <세결여>의 주인공 오은수의 전직은 쇼호스트, 그것도 ‘완판녀’입니다. 앞치마에 머릿수건까지 하고 아이들과 함께 깜찍하게 브라우니를 만들거나 왕갈치를 한손으로 번쩍번쩍 쳐들며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는 회상신이 나오지요. 그러고 보니 하필 홈쇼핑에서 팔았던 상품도 ‘식상녀’답게 다 먹거리였네요.


갈치를 팔아도 예쁘게!



 자식 


그냥저냥 평범한 집의 막내딸이었던 오은수는 자신의 집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자인 (그렇다고 재벌까지는 아닌) 집안의 아들인 정태원(송창의)과 사랑에 빠집니다. 없는 집 딸과 있는 집 아들의 연애에 길길이 뛰는 쪽은 당연히 있는 집의 어머니 김용림 할머니. 울릉도로까지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인 그들을 찾아가 오은수의 머리채를 휘어잡았지만 결국 둘은 결혼에 성공, 이어 예쁜 딸 아이 슬기(김지영)까지 낳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의 구박에 결국 자기를 놓아달라고 남편에게 애원. 결국 이혼을 합니다. 조건은 위자료고 뭐고 필요없고 아이(식상)를 자신이 키우는 것. 그렇게 해서 이혼을 했으나 결국 아이는 자신의 친정 부모에게 맡기고 자기는 또 시집을 갑니다.


새로 만난 남자는 재벌집 외아들,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말에 결혼을 결심했지만 결혼을 허락받으러 간 새 시댁에서는 아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요. 이에 새 남자에게 오은수는 난리를 치지만 결국 아이를 두고 재혼을 합니다. 입바른 말 잘하는 언니(엄지원)가 ‘애 두고 새서방 찾아갔다’는 말을 하면 악에 악을 쓰며 펄펄 뛰지만 사실이죠, 뭐. 자기가 키우지도 못하면서 아이를 아빠에게도 보내지 않고, 결국엔 보내놓고도 조금이라도 일이 생기면 ‘애아빤 뭐하는 사람이냐’며 날뛰고, 애면글면하는 모습이 모성으로 포장되고는 있습니다만, 제 눈에는 감당치도 못하는 식상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정을 겪고 감행한 두번째 결혼이건만 이도 평탄치는 않습니다. 남편의 내연녀가 등장하고, 정은 있는 대로 떨어졌지만 두 번 이혼한 여자는 되기 싫어 겨우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중에 아이가 생기고 맙니다. 아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은수에게 냉정한 언니 현수도 이때만큼은 “절망의 끝에 희망으로 찾아온 아이”라고 위로해 주었지만, 아이가 없는 저라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나 여자에게 식상이 웬수가 되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가 아닌가 합니다.


울음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은수의 딸 슬기. 이나영만큼 잘 웁니다!乃



 일은 내가 벌인다! 


드라마 초반, 갈등의 제공자는 은수와 태원의 딸 슬기. 외가집에서 자라고 있던 이 아이는 ‘엄마아빠와 살지 않으니 고아’라는 친구의 놀림에 상처를 받고 아빠집으로 가 살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친아빠까지 나서서 달래지만 소용이 없는 아이에게 은수의 부모는 ‘지 에미가 어려서부터 한번 하겠다고 하면 포기를 모르더니 얘는 더하다’며 혀를 끌끌 차는데요. 네, 오은수는 그런 여자. 하겠다면 하고야 마는 여자, 그러나 뒷수습은……, 글쎄요. 식상은 자기로부터 분출되는 기운, 그렇기에 스스로 일을 ‘칩니다’. 첫남편 태원과 결혼할 때도 부모와 언니가 모두 나서서 뜯어 말렸건만 잘할 수 있다고 호랑이굴에 제 발로 들어갔다가 결국 제 발로 나옵니다. 자신이 만든 또 하나의 ‘식상’ 딸을 데리구요.


이제 딸 하나만 잘 키우겠다고 했지만, 자신의 아이를 반대하는 새로운 시댁 때문에 아이에게는 ‘3학년 되면 데려간다’는 공수표만 날리다 결국 아이를 전 시댁으로 보냅니다. 재혼한 남편의 외도를 처음 알았을 때에도 못 살겠다며 짐을 싸 나옵니다. 그러곤 다시 들어갔다가 남편의 불륜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또 나갑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뒷수습은 언제나 주변 사람의 몫이라는 게 문제. 돈밖에 모르는 친할머니로부터 뭘 배우겠느냐며 자신이 잘 키우겠다고 데려온 딸은 친정부모님이 잘 키워주었고, 전 시어머니가 현재의 시댁에 전화를 난리를 피우자 자신이 어쩌지 못해 언니에게 SOS를 치고, 시댁에서 (두번째) 나올 때도 제가 볼 땐 본인 차도 있고 운전해서 나와도 될 것을 굳이 새벽에 언니에게 울면서 데려가 달라고 전화를 하고. 누가 등 떠밀어서 간 시집도 아닌데 저러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더구나 자식이고 형제니 가슴을 치면서도 저 뒷수습을 해주지요. 만약 직장상사가 저렇게 일을 벌여 놓고 나 몰라라 한다면 그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저희 회사엔 그런 상사가 아니 계시기에 제가 이렇게 마음놓고 씁니다 ㅋㅋ).


입 바른말 하는 언니에게 물 뿌리고 난투극



 자승자박 


식상은 뭐니뭐니해도 밥! 그렇기에 식상이 발달한 사람은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을 최고로 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사람마다의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의 레벨이 다르지요. 저란 여자로 치면 ‘치맥’만 있어도 온세상이 다 저의 것이지만, <세결여>의 은수는 다른 여자입니다. 자기 인생을 좀더 좋은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 결혼이 “다시는 아니다 그랬으면서도 스펙 좋은 남자 와이프로 좋은 옷 입고 좋은 차 타고, 뻗쳐 입고 파티 불려다니면서 폼나게 살겠다는 소녀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준구 씨한테 다시 한번 걸어보자” 그럽니다. 이렇게 해서 생물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내 배가 부르면 세상도 다 내 마음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착각이 식상이 많은 사람들을 철푸덕 철푸덕 넘어지게 만듭니다. 그러니 저런 소릴 들어도 싸죠.


사랑에 미친년처럼 기어이 저벅저벅 기어들어가더니 미련하게 새끼까지 낳구 4년이나 용쓰다 튀어나와서는! 문제는 슬기 기집애를 데려간댔다 놓구 갔잖아. 그 건방진 게 아주 뭐든지 다 지 맘대루 될 줄 아는 게 맹점이라구. 뭐? 시부모 인품이 끝내준다구? 먼저 시집이 지옥이면 그 집은 천국이라구? 멍멍이 소리!


저도 한 ‘식상’하는 여자라 쓰면서도 뜨끔뜨끔하지 않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식상 때문에 자승자박이 데일리로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다행히 전 은수랑 달리 스케일이 작아서 제가 그때그때 풀어내고 있지요. 종영까지 4회를 남겨둔 지금,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은수 역시 자기 스스로를 걸려 넘어지게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겠지요, 아마도. 물론 제가 ‘치맥’이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끊지 못하는 것처럼, ‘쥐약’인 줄 알면서도 털어먹게 되는 것이 팔자의 함정이긴 하지만요. 식상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오은수 때문에 지금껏 말하지 못했지만,



허진 선생님, 연기 정말 짱입니다!

파이팅!


그...그래요?*^^*



글. 편집자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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