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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3인 3색 주말, 나이트와 <상어>와 고양이

by 북드라망 2013. 8. 5.


편집자 k: 부끄러운 첫경험, 나이트에 가다


나란 여자, 삼십삼 살 되도록 나이트 한번 못 가본 여자, 그렇다고 가고 싶거나 하지도 않았던 여자(정말입니다;; 흑), 나이트에 대한 건 드라마로만 기억하는 여자. 나에게 나이트란 <아들의 여자>에서 채시라가, <종이학>의 송윤아가 춤으로 뜬 데, <파랑새는 있다>의 샹그릴라, <바보 같은 사랑>에서 김영호가 웨이터로 일했던 데...... 아, 어쩐지 부끄러워서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는 데. 남편의 친구 부부와 만났던 주말, 남편이 저를 가리키며 '나이트에 한번도 못 가본 얘를 위해 나이트에 가자'고 방정 방정 입방정을 떤 바람에 결국엔 일이 커져 가게 된 나이트. 됐다고 했지만 스트립쇼도 볼 수 있다는 말에 못 이기는 척... 따라간 나이트(결국 못 봄 ㅠㅠ), 인천 주안의 00나이트. 들어갈 때 나에게 몇 년 생이냐 묻고는 다시 얼굴을 보고 들어가라고 한 나이트(아오 콱!). 기본이 29,000원이었던 나이트. 우리의 옆뒤 테이블에 혼자 온 중년 아저씨가 끊임없이 부킹을 하던 나이트, 결국엔 맘에 맞는 파트너를 찾았는지 춤도 추고 부르스도 추고 우리가 나갈 땐 둘이 나란히 앉아서 술을 마시던 나이트, 댄서들이 영혼 없는 손동작을 하던 나이트, 차라리 '너훈아'라도 봤음 이렇게 허무하진 않았을 나이트, 나이트 이젠 안녕! Good night!





살림꾼 Y: 아끼는 드라마가 종영했네요. 흑흑~


이번 주는 재미난 드라마가 1개도 아니고 2개나 종영한 슬픈 주였습니다. 바로바로 <상어><너목들(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지요. 예상하시는 것처럼 <너목들>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전 예상을 뒤엎고 <상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박찬홍 감독님과 김지우 작가님의 복수시리즈 완성본으로 유명한 <상어>는 드라마 시작전부터 배우에게보다는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배우보고 드라마를 보는 제가, 요 드라마는 김지우 작가님이라 봤거든요.) 전작에 대한 믿음 때문인지 시청률도 그리 좋지 않고(시청률 최고점 10.6~7%였거든요) 전개가 조금 늘어진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 졸여가며 즐겁게 봤습니다. 특히나 역사에 약한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의미있는 스토리였습니다. 어떤 스토리인지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다시보기로 꼭 보시기를... 강추해 봅니다. 강추!!!





마케터 M: 마음에 구멍이 있다면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오랜만에 본 일본영화. 제목에 호기심이 동해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본의아니게 고양이들을 끌어들이는 마성(?)의 소유자인데, 사람들과는 영~ 친해지지를 못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듯한 느낌을 받은 주인공은 집안에 가득한 고양이들을 몇 마리씩 선발해 손수레에 싣고 "외로운 분들에게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라고 외치고 다닌다. 일종의 커플매니저랄까. 그렇게 만난 몇 쌍의 사람-고양이 커플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런데 정작 영화를 다 보고나서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외로운 사람의 마음에는 구멍이 있는데 그것을 고양이가 메워줄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고양이를 '힐링'의 도구로 삼는 것인가 싶어 불편한 감정도 들었다. "외로울 땐 고양이를 키우세요, 당신의 마음은 따뜻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 불편한 감정이 '애완동물'은 동물을 소유한다는 느낌이 드는 단어이니 '반려동물'이라고 말하자는 것과 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함께 남은 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반려'라는 표현을 쓰지만, 번식력을 억제시키고 집 안에서만 키우면서 '반려'라는 단어로 '소유욕'을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 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가. 함께 있고 싶다고, 소유하고 싶다고. '함께산다'는 말로 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려하는 것인가! (쿨럭;;;)


우리는 늘 누군가(혹은 무언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영화 속 인물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맺는 것이 서툴다. 그래서 외롭다. 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푸딩을 만드는 어머니도, 냄새 때문에 딸에게 외면받는 기러기 가장도, 오지 않는 손님을 홀로 기다리는 렌터카 업체 여직원도 모두 고양이를 통해 주인공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고양이들이 우리와 살아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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