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Podaegi’를 아십니까?

‘Podaegi’를 아십니까?



주말엔 TV가 진리인 법이지만, 가끔은 유튜브와 함께할 때도 있습니다. 유튜브와 친해진 것은 아이폰이 생기고 나서부터였는데요, 유튜브는 참 고맙습니다. 법륜스님도 만나게 해주고(그래요, 저 편집자지만 책이 아니라 유튜브로 스님 만났어요;;), 추억의 광고 뭐 그런 걸로 옛날 배우들의(특히 한석규 ㅎㅎ) 얼굴도 볼 수 있고요. 좌우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까 결국 이것저것 보게 되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EBS 다큐프라임의 ‘전통 육아의 비밀’ 편입니다. ‘육아’는 제 관심 분야는 아닌데 어쩌다 보게 되었지 뭐여요.


안 볼 수가 없었던 것이 시작부터 서양 엄마들이 나와서는 ‘podaegi’로 애를 막 척척 업는 겁니다. 제대로 읽으셨나요, podaegi? 네, 우리가 아는 그 포대기 맞습니다. ‘예비 엄마 아빠를 위한 포대기 강습 교실’ 같아 보이는 데서 서양인 (예비) 엄마아빠들이 포대기 사용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힙합 보이로 보이는 예비 아빠는 껌을 자유롭게 씹으면서 포대기를 매보고는 손도 자유롭고 춤까지 출 수 있겠다며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그 프로그램에 따르면 세계는 지금 ‘podaegi앓이’ 중이랍니다. 유튜브에도 자기만의 포대기 사용 노하우를 올려놓은 서양인 엄마들이 수두룩하구요.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불편하구요, 보기에도 좀… 창피하구요”


요렇게 말한답니다. 저도 애는 없지만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사실은 든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난다 긴다 하던 언니들이 시집가서 포대기에 애 들춰 업고 있으면 왠지 궁상맞아 보이는 것이…… 좀 그렇더라구요.

포대기가 잘 어울리는 남자! 분명 좋은 아빠가 되셨으리라 믿어요!(+_+)!



그런데, 우리의 곰샘은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애는 업어 키워야 한다고. 이 말을 미리 들었던 것이 아니라면 제가 저 다큐멘터리를 봤을까 싶네요. 좌우간 “아이를 업어 키워야 하는 세 가지 이유”는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116쪽에도 있지만 제가 여기서 간단히 요약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아이는 양기덩어리이므로 불덩이와 같다고 합니다. 그러니 차가운 음기를 찾는 것이 당연한 이치. 그런데 아이를 안으면 화기덩어리인 심장과 심장이 만나게 되는 꼴. 애는 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힘들어지는 법이랍니다. 둘째, 등은 ‘족태양방광경’이 통과하는 신체 부위입니다. 방광, 즉 신장과 연결되어 있고 오행상 물에 해당되지요. 그러니 아기가 엄마 등에 업히면 뜨거운 열이 식어 안정적이 되고(업어주면 애가 잘 자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또 아기에게는 볼 게 많아지니 시야도 넓어지고 심심할 겨를도 없어집니다. 셋째, 아이를 안고 있으면 세상천지에 얘랑 나, 둘만 있는 듯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내 새끼 최고다!’ 이런 망상(?)이 싹트게 된다는 것이지요. 전 이 ‘아이를 업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중에 사실 세 번째에 가장 공감을 했습니다. 제가 맨날 집에서 저희 애들(사람 아닌 거 아시죠?;;)을 안고 저러고 있거든요, 하하;; 저희 애들은 업을 수가 없어서…… 흑. 이제 저렇게 깊은 뜻을 알았으니 앞으로 제가 사람아이를 만나서 봐줘야 할 일이 생긴다면 안지 말고 업어주기로 다짐했습니다.
 

업는 문제와 관련해서 다큐멘터리에 나온 내용 중 가장 놀라웠던 건 미국의 소아과 전문의라는, 손이 참 깨끗할 것 같은 탐 핸더클린(아… ‘핸드’클린이 아니었…) 박사의 말이었는데요, 옮겨보겠습니다.


“아기는 엄마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볼 수가 있어요. 아기들은 늘 배워나갑니다. 타인이 엄마와 자신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를 봐요. 이는 아이가 사회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엄마 등에 업힌 아이 역시 쥐어뜯기고 있는 최명길 아줌마만큼이나 괴로워합니다. 기억하세요. 엄마 등에 업힌 아이는 “엄마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볼 수가 있다”는 걸요!

저 말을 듣는데, 영화 <우묵배미의 사랑>의 한 장면이 대번에 떠오르더라구요(아… 허구한 날 떠오르는 것마다 너무 옛날 것들이라 죄송해요, 흑. 제가 무토라;;;). 같은 봉제공장에 다니던 박중훈 아저씨랑 최명길 아줌마가 눈이 맞은(하하… 이것도 죄송;;; 제 입을 거치면 모든 얘기가 요 모양 요 꼴이;;;) 사실을 알게 된 박중훈 아저씨의 마누라 역할을 맡은 유혜리 아줌마가 최명길 아줌마 머리끄덩이를 잡고 뒤흔드는 장면이요. 이 장면이 나름 영화의 명장면인데, 이때 유혜리 아줌마 뒤에 아이가 업혀져 있었거든요, 포대기로 싸여서. 돌도 지나지 않았을 것 같은, 이것이 리얼인지 연기인지 도통 알 길이 없는 이 아이는 진심으로 괴로워하면서 유혜리 아줌마 등에 매달려 있었더랬지요. 좌우간 <전통 육아의 비밀>+<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우묵배미의 사랑>이 저에게 준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드잡이를 해도 아이가 떨어져 나가지 않을 만큼 포대기는 튼튼하고 안전하다(상대방이 아이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둘째, 그래도 아이를 업고 있을 때는 남과 싸우지 말자(특히 머리끄덩이를 잡는 건…! 업힌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충분한 구경거리가 생긴답니다^^).  

엄마 등에 업힌 아이 역시 쥐어뜯기고 있는 최명길 아줌마만큼이나 괴로워합니다. 기억하세요. 엄마 등에 업힌 아이는 “엄마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볼 수가 있다”는 걸요!

어쨌든 애는 없지만, 육아 노하우는 하나 생긴 알찬 주말이었습니다.


편집자 k



다른 나라 엄마들도 포대기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포대기는 정말 육아의 지혜&생활의 지혜였을 것 같네요. ^^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10점
고미숙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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