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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간지 Day

음기(陰氣)를 품고 있는 양기(陽氣), 무오월이 온다!

by 북드라망 2013. 6. 4.

음기를 품은 양기, 무오월




어느 새 6월, 무오월(戊午月)이 왔습니다.^^ 지난 달(정사월)에 본격적으로 발현된 양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한편, 그 가운데서 조그만 음기가 싹트기 시작했죠. 지지에서는 자수(子水)에서 시작된 양기가 축-인-묘-진을 지나 사에서 극에 달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오화(午火)에서 움튼 음기는 미-신-유-술-해를 지나 자수에서 극에 이른다고 보지요.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오월(午月)에서 음기를 감각하기는 쉽지 않죠. 절기상으로는 음기가 더욱 크게 작용하는 미월(未月)과 신월(申月)이 되어도 실제 날씨는 쇠도 녹인다는 삼복더위가 한참입니다.


이처럼 절기와 실제 기온에 차이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지(土)의 저장하는 기운 탓이라고 하네요. 대지는 정사월부터 극성 하는 태양의 열기를 저장하며 서서히 뜨거워집니다. 때문에 우리가 체감한 정사월의 기온은 양기의 극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죠. 그러다 하지 이후가 되면 대지 속에 가득 들어찬 열기가 복사열로 방출되면서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대지의 특성상 천천히 달궈졌다가 서서히 식어가지요. 절기로 볼 때는 때늦은 미월과 신월의 폭염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대보름에 팔았던 더위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는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한 것! 여러분도 알고 계시죠? ^^



사주명리로 보는 오화


지지에는 사화와 오화 두 개의 화가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살펴봤지만, 두 화의 특이한 점은 체(體)와 용(用)의 성질이 다르다는 점이죠. 이번 달의 지지인 오화는 본래 기운(체)은 양화이지만, 음화로 쓰입니다(용). 그 이유는 오화가 천간의 병화와 정화 가운데 음화인 정화를 본질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화는 속에 음기를 품고 있는 화인데요. 오화 또한 음기를 품고 있으니 상통하죠. 정화의 물상인 촛불이나 호롱불을 떠올리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음적인 물질을 기반으로 타오르는 불이니까요.  



『갑자서당』에서는 午를 똑바로 세워놓은 절굿공이의 상형으로 봅니다.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땅에 절굿공이 같은 막대를 꽂아 시간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정오(正午)라는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시간상으로도 오시는 11:30분에서 13:30분이죠. 그리고 십이지지에서 午는 말을 뜻합니다. 사주에 오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고삐 풀린 망아지’라는 말처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반면, 양기를 주체하지 못해서 사고를 치기도 하죠.



사주의 오는 큰 불 또는 태양, 화산을 의미한다. 이 오를 가진 사람은 남의 눈에 잘 띄고 활동적이며 자신감이 넘친다. … 그러나 겉은 화려하지만 아직 실속이 없을 때가 오월이다. 그래서 오를 가진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제대로 된 실속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감정 표현을 지나칠 만큼 잘하고 다혈질적인 성격 때문에 주변과 마찰이 빈번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이 많고 예의를 잘 지킨다. 특히 오가 사주에 있는 사람은 한곳에 머물러 있으면 병이 나는 타입으로 항상 돌아다니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갑자서당』, 178쪽


올해(계사년) 6월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계사, 무오의 두 기둥을 가지게 됩니다. 사주팔자 가운데 지지의 두 글자가 화(사화, 오화)로 불기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지요. 게다가 무토-계수가 합을 해서 화가 되고, 사화-오화가 합을 해서 화가 되니 불기운이 강한 아이가 태어날 것 같네요.


불기운이 강한 오화는 이런 모습일까요? ^^



자신의 사주에 인목(寅木)과 술토(戌土)가 있는 분은 이번 무오월에 인-오-술 화국이 됩니다. 합이 된 것이 사주의 육친에서 식상, 비겁, 관성 등 무엇이 되는가에 따라 작용양상은 다르지만 아무쪼록 이번 달에는 불조심을 해야겠네요.^^;; 반면, 사주에 자수가 있으신 분은 오화와 충(沖)을 하기 때문에 이번 달에 이동수(이사, 이직, 여행)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 사주에 자수가 있는데 어떤 이동수가 있을지 유심히 봐야겠네요.


오화 일주에는 갑오, 병오, 무오, 경오, 임오가 있습니다. 이제는 사화가 본래는 음화인데 양화로 쓰인다는 것을 아실 텐데요(음체양용). 그런 사화도 일주로 구성될 때는 본래의 성질인 음으로 되돌아갑니다. 다시 한 번 복습해보자면 사화의 일주는 을사, 정사, 기사, 신사, 계사로 오행이 모두 음으로 구성된 것을 알 수 있죠. 마찬가지로 본래는 양화이지만 음화로 사용되는 오화 역시 일주는 모두 본래의 성질을 따라 양으로 구성됩니다.    


물상으로 사화를 풀어보면 병오는 ‘거대한 불꽃’으로, 갑오는 ‘발사된 로켓’으로, 무오는 ‘정열적인 철학자’로, 경오는 ‘충정의 봉사자’로, 임오는 ‘봄날의 아지랑이’로 볼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오화의 성격답게 화려하고 활동적인 물상이 많네요. 무오사화나 임오군란, 갑오개혁 같은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이 많았던 것도 이러한 오화의 특성과 관련 있지 않을까요.



午月을 보내는 방법


이제 곧 무더위가 시작되면 조금만 방심해도 정신줄을 놓기 십상이죠. 이럴 때 일수록 생활을 단순하게 해야 합니다만… 뻗치는 양기 탓에 일을 계속 벌이게 됩니다. 하지만 오월은 양기가 사그라지고 음기가 더해지는 때이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네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갈무리하면서 가을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_곰진(감이당 대중지성)



지켜보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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