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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1월 다섯째 주 소개코너 - 충전만땅 음악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2. 1.
편집자의 Weekend 소개코너

 

뮤직매니아 붕어's

"힘이 되어 주는 노래"

 

 

안녕하세요, 편집자 붕어입니다. (이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오늘부로 끝입니다 흑흑) 오늘의 소개코너를 마지막으로 북드라망 블로그에서 하차를 하게 되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독자여러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저의 하잘 것 없는 편집활동이 여러분들에게도 역시 작은 즐거움이 되었길...^^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의 주제는 “힘이 되어 주는 음악”입니다. (뜬끔없지만!) 인문학에만 고전이 있는 게 아닙니다. 음악계에도 고전이 있지요. 꼭 들어보지는 않았어도 이름은 다들 아는, 대중적으로나 음악성으로나 모두 인정받은 사람들이요. 그 사람들이 그런 명성을 얻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귀에 서걱거려도 일부러 그런 앨범들을 틀어놓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지치고 힘들어질 때 제가 음악을 찾게 되는 건 그것이 명반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어느 날 우연히 찾아냈던 소소한 노래 한 곡일 때가 많습니다. 글쎄요, 왜일까요(^^;). 처음에는 별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제 마음에 은근슬쩍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에요. 앗, 혹시 거꾸로는 아닐까요. 노래를 듣고 있는 제가 이 노래를 만들고 또 부르는 사람의 마음에 가닿아버려서,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가 않는 건지도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그런 음악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했는데, 전해지셨는지요(ㅎㅎ). 책이든 음악이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그 순간이 참 좋습니다. 그럴 때면 체력고갈에 허덕허덕거리고 있어도 절로 충전만땅 되는 기분입니다. 여러분도 이 짧은 3분이 전해주는 마음을 느끼신다면, 저 붕어로서는 충전 100% 만땅이 되겠습니다(^__^).

 

* <더보기>를 누르시면 음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1. 떠나야 할 때를 알기 – Glen Hansard의 ‘All The Way Down’

 

영화 <Once>를 몹시 좋아합니다. 어설프면서도 진심 어린 뮤지션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고, 눅눅한(?) 아일랜드 분위기를 감상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도 OST가 참 멋지죠(^^). (<Once>를 보고 생각에도 없던 기타를 배워야겠다고 갑자기 달려들었던 저의 흑역사가 떠오르네요;;) 흠, 어쨌든 이 영화의 주연배우를 맡고 있는 Glen Hansard의 목소리는 참으로 좋습니다.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냥 통기타 반주에 읊조리기만 해도 한 폭의 그림, 아니 한 편의 음악이 되는 멋진 아저씨!

 

이 노래는 사실 힘을 준다기보다는 이별 직후의 심경을 고백하는 슬픈 노래입니다. “네가 떠나서 나는 부서져버렸다...”는. 하지만 제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후렴구에 나오는 가사 때문입니다. “아침이 되어 네가 뒤돌아섰을 때, 나는 거기 없을 거야. 어둠 속에서 네가 나를 찾을 때, 나는 저 멀리 바다 건너에 있을 거야.” 이렇게 글로만 읽으면 왠지 복수하려는 뉘앙스로 들리는데(;;) 노래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일방적으로 걷어 차였다기보다는, 서로가 지금 여기서 엇갈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모두 통달한(?) 자의 넋두리처럼 들립니다. 참담한 심정을 과장하지 않고 너무 담담하게 말하니 듣다보면 저의 괴로움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_-;). 저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왠지 여기서 노래하는 남자는 이별에 상처 받은 자가 아니라 이제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I'll be far to the sea" 라고 노래할 때는 정말로 바다를 건너 나아갈 새로운 세계에 대한 예감이 듭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마음 아픈 일이 있을 때마다 저를 위로해주는 애청곡입니다(ㅠㅠ).

 

ㅡ르네 마그리트, <회귀>

 

 

 

2. 그래도 난 가네, 나의 길을 - 언니네 이발관의 ‘산들산들’

 

언니네 이발관이 막 활동하던 시기는 제가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습니다(^^). 나중에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할 때도 ‘뭐야, 밴드 이름이 왜 이래’ 라고 생각하고 음악은 들어보지 않았지요. 그런데 2008년 이 언니들이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를 발표했을 때 저는 무시무시한 충격을 받았답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으면(?) 이런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앨범 전체가 하나의 곡인 것처럼 10개의 트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마치 한 사람의 인생처럼 굴곡을 탑니다.

 

‘산들산들’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입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사랑을 하고 좌절을 하고, 거짓말도 해보고. 그렇게 해서 도달한 지점에는 그냥 나의 길이 있다고 하네요.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누군가의 별이 되기엔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도 나는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이런 무시무시한 가사를 정말 '산들산들'하게 부르는 언니네 이발관이야말로 무시무시하지 않나요!  그 전까지 진심을 다해 불렀던 9개의 트랙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려두고 언니들은 다시 떠납니다. (9번 트랙이 이 앨범에서 가장 우울한 곡인 걸 감안하면, 실로 이 10번 트랙은 식스센스에 견주는 반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_-;) 노래를 듣다보면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돼요. 하긴, 아무리 찌질하더라도 하루하루 살아가게 될 수밖에 없는 '나의 길'을 벗어날 방법은 없지!! 회의가 들 때, 두려울 때, 앞에서는 센 척하고 뒤로는 도망가고 싶을 때, 나를 사랑하기가 참으로 어려울 때. 이 곡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저에게 다시 일러줍니다. '산들산들하게' 노래하면서!

 

ㅡ르네 마그리트, <좋은 징조>

 

 

 

이것으로 <편집자들의 소개코너>는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즐거우셨나요?

(저는 즐거웠답니다*^^*)

더욱더 활기찬 코너로 되돌아올 북드라망 블로그,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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