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임기응변과 순발력이 뛰어난 계수 - 공자 학당 염유

계수癸水: 염유-정면으로 흘러라!



염유는 늘 자로와 비교되곤 하는 인물이다. 자로는 매번 나서려고 하는 성질 때문에 공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면 반대로 염유는 늘 생각이 많고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공자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하루는 염유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 그러자 공자가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 그만두니, 지금 너는 스스로 한계를 긋는 것이다”라고 말한다.[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畵.”(雍也 12)] 좋아하면 그것을 밀고 나가면 되지만 염유는 늘 소극적으로 일에 임한다.


자로가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비타협적인 노선을 걸었다면 염유는 임기응변과 화술에도 뛰어나 정치적 출세를 거둔 인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전쟁에도 유능한 장수였다. 당시 강대국이었던 제나라 군대가 쳐들어오자 염유는 나가서 제나라 군대를 격파한다. 임기응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쟁에서 그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 것. 또 염유는 공자의 제자 가운데 정사에 뛰어난 인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만큼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물처럼 유연하고 뛰어난 두뇌와 임기응변을 가진 제자가 바로 염유였다.


다큐 <유교 2500년의 여행> 중 한 장면



염유의 삶은 계수를 연상시킨다. 지모가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특출 나고 임기응변에 능하고 항상 변화에 민감하면서 대응도 뛰어난 능력. 순종적인 자세와 애교를 겸비해서 상대방의 심리파악을 잘하고 마음 씀씀이도 자상한 성격. 물처럼 자유자재로 변신하고 적응할 수 있고 작은 물이 큰물로 모이듯 밀착하고 응집력이 강한 특징. 노나라 대부 맹무백이 염구(염유)는 어떤 인물이냐고 공자에게 묻자 공자가 그의 정치적 능력을 칭찬한 대목은 이런 계수를 잘 보여준다. 정치란 임기응변에 특히 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니까.


하지만 공자와 염유는 나중에 극심한 대립을 겪는다. 염유가 계씨의 가신으로 있으면서 세금을 거둬들이는 데 능력을 발휘하자 공자는 염유로 하여금 계씨에게 세금을 줄일 것을 충고하도록 한다. 하지만 염유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것 같아 공자의 제안을 거절한다. 다방면으로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였으면서도 늘 계산하고 생각에 잠겨 정작 실천하기를 꺼려했던 염유.

이런 모습은 많이 아는 것에 비해 실천이 부족하고 남의 어려운 일을 보면 말로는 잘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계수와 닮았다. 임기응변이 지나쳐서 지조가 없는 이중성격으로 보이는 것도 감출 수 없는 계수의 단점이다. 또 너무 진드기같이 달라붙어 괴롭히거나 한쪽으로 치우는 면이 있다는 계수의 모습은 공자 학당으로부터 퇴출당한 염유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염유는 이런 파문 스캔들에 휘말리고도 공자의 학당에서 완전히 제적된 것 같지 않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다. 여기서도 염유의 임기응변 능력은 발휘되지 않았을까. 계수들은 똑똑하고 지혜로운 머리로 장애를 피해나가려고만 한다. 물처럼 막힘없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간다고도 볼 수 있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 그것도 길이라는 점이다. 다재다능한 삶, 그건 피하기 위한 삶이 아니다.



_류시성(감이당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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