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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12월 둘째주 소개코너 - 옆구리 시린 자들을 위한 러브송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14.
편집자의 Weekend 소개코너

 

뮤직매니아 붕어's

"사랑타령특집"

 

 

안녕하세요, 붕어입니다. 12월이네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솔로테리아트여 단결하라’를 외치며 러브송을 멀리해야 마땅하건만, 몸은 역시 거짓말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ㅠㅠ). 시린 옆구리에 시린 마음. 요새 제 MP3은 말랑말랑한 노래들만 무한반복 중이에요.


오늘 소개해드릴 음악은 다름 아닌 사랑노래입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제가 초딩 때 가요계를 비판(?)했던 주된 이유였습니다. 아~니, 세상에 얼마나 노래부를 게 많은데 왜 맨날 남녀사랑이별타령이야! 그러나 시간이 흐르니 절로 알겠더라구요... 저처럼 옆구리 시린 분들이 많았던 거예요... (=ㅁ=) 욕구불만이 쌓여가니 노래를 들으면서도 괜히 분별심만 더 생깁니다. 멜로디가 진부하면 안 돼! 가사가 오그라들어도 안 돼, 솔직해야 해! 감정이 너무 과잉이잖아! 사실은 연인이 불러주기만 한다면 '땡벌'이라도 땡큐베리머치인데 말이에요(ㅋ.ㅋ).

 

이번에는 앨범이 아니라 ‘곡’으로 소개합니다. 남자친구마냥 애지중지 아끼는 노래들, 선보입니다^^

 

* <더보기>를 누르시면 음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1. 우주에 단 둘이서 - Snow Patrol의 ‘Set Down Your Glass’
 

Snow Patrol은 1998년에 데뷔한 중년 밴드입니다. 우와~ 벌써 15년째네요.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의 스펙트럼 역시 드넓어서 골라듣는 재미가 톡톡합니다. 저도 연구실의 뮤직매니아 언니에게 이들을 소개받고 ‘대어’를 건졌다고 흥분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노래가 수록된 앨범은 2008년에 발매된 5집 <A Hundred Million Suns>입니다. 1억 개의 태양이라니, 앨범 타이틀부터 로맨틱하지 않나요. 실제로 이 앨범의 트랙들이 모두 몽환적이어서 듣고 있으면 우주에 무중력상태로 동동 떠다니는 느낌을 줍니다.

 

‘Set Down Your Glass’는 이 앨범 중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서정적인 노래입니다. 하이라이트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패턴의 기타반주가 들어갑니다. 대개 어쿠스틱한 노래들은 처음에 접근하기는 쉬워도 금방 질려버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의 강점은 들어도들어도 마음이 설렌다는 것이에요(*-_-*). 기타의 반주도 아름답지만 보컬의 음색도 아주 그냥 녹아내립니다. 담백한 목소리로 여심을 흔들어요. 신기하지요. 한밤중에, 혼자 가만히 누워서 노래의 한 음 한 음 따라가다 보면 제가 왠지 연애하고 있는 기분이에요(...).

 

 

이 노래가 질리지 않는 이유는 곡 전체에서 엄청난 집중력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가사 전체는 연인이 다른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해주는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첫 대사부터 강렬합니다. “Just close your eyes.” (네~ 눈을 감고 감상하시면 됩니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경이롭게 색칠해버리겠다는 달콤한 멘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날립니다. 그리고 잔잔하게 읊조리는 말. “And I’m shaking, then I’m still.” 제가 이 부분에서 한 방에 쓰러졌던 게 아니겠습니다. 너를 보고 있으면 내 맘이 흔들린다는, 연애의 정석에나 나올 법한 이런 말을 이렇게 진지하게 노래하는 사람도 또 없을 거예요. (제가 Shaking 되었다는ㅠㅠㅠㅠㅠ) 꾸미지 않은 솔직함과 변치 않는 집중력이 이 노래의 무기인 것 같아요. 한 마디 한 마디 너를 향해서 꾹꾹 눌러담는 기분?!. 사랑이라는 표현은 이 노래의 가장 마지막에 딱 한 번 조심스럽게 등장합니다. “Like to tell you all I want is love.이렇게 조용하고도 강렬하게 ‘You’를 부르고 있는데 도대체 화답하지 않는 여자 누구입니까. 이런 남자 어디 없을까요!!!

 

 

 

 

 

2. 덤덤한 고백 – 한음파의 ‘연인’

 

이번에 소개해드릴 노래는 한음파의 ‘연인’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1집 <독감>에 실려 있습니다. (똑같은 곡이 EP판 <잔몽>에 더 매끄럽게 편곡되어 실려 있는데, 저는 거칠거칠한 느낌이 남아 있는 <독감>을 더 좋아합니다) 사실 한음파가 달달한 사랑노래를 즐겨 부를 만한 밴드는 아닙니다(^^). 저도 이 앨범에서 사랑노래를 찾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안드로메다 운하에서 지금 막 도착한 것 같은 까끌까끌한 사운드를 듣고 있는데, 웬 걸 그 다음 트랙에서 갑자기 헐렁한 기타소리가! 그러나 그 우연한 만남이 한음파를 제 Best 목록에 넣게 했답니다.

 

이 노래는 ‘Set Down Your Glass’보다 더 간단합니다. 반주도 별 게 없고 멜로디도 평이합니다. 하지만 제 가슴을 찔렀던 것은 바로 가사였습니다.

 

어색하게 마주 앉아 의미 없이 뜸을 들이지만
그대가 내가 무슨 말하려는지 알아
너의 고된 하루보다 더 무거운 표정 지으며
그렇게 애써 모질게 말하려 않아도 돼

 

당신의 불안한 사랑 내겐 쉽지 않아
당신의 고단한 삶에서 날 밀어 내려 하지만

 

난 그대를 놓지 않아

 

 

네, ‘그대’는 싫어할 수도 있겠습니다(-_-). 집착하는 스토커라고요. 하지만 당장 남자친구가 없는 저로서는 이 남자의 고백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확신을 주지 않는 상대방에게, 이 불안한 사랑이 쉽진 않지만 그래도 널 계속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이 마음이요. 애걸하지도 않고 협박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의 진심. 이 말을 이렇게 덤덤하게 하기까지, 대체 몇 날 며칠을 밤새며 찌질하게 고민하고 괴로워 했을지... 여자친구가 적잖이 냉정했나봐요. (ㅠㅠ) 고백이라고 하면 설레는 것밖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저로서는, 이 노래가 꽤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이 마음이 세상 수많은 연인들의 본질 같기도 합니다. 확신에 차서 뜨겁게 사랑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들이 연애하는 기간 중 얼마나 될까요. 그보다는 상대의 진심을 헤아릴 수 없어 애태우는 날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감성을 노래 한 곡으로 담백하게 담아내다니, 한음파는 역시 용자입니다(-_-b).

 

연인이 없는 저에게도 이 노래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색하고, 밀어내고, 무거워지는 건 꼭 연인과의 관계에서만은 아니니까요. 그때마다 노래 가사를 읊조립니다. 그래도 “놓지 않을” 거라고! 사랑은 받아내는 게 아니라 퍼주는 거라고 모든 성인들이 말씀하셨죠(ㅎㅎ). 네, 멋진 노래입니다.

 

 

 

 

 

저의 연인들, 다들 잘 들으셨나요?

마음이 따끈따끈따끈해지지 않으셨나요?!?

올해도 이 노래의 온기로 크리스마스를 무사히 넘기길...

 

다음 주는 시성 편집자의 '한자코너'가 돌아옵니다.

기다려주세요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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