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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

고미숙 선생님과 함께 간 고산 윤선도 유적지

by 북드라망 2012. 6. 12.
보길도 여행기

박시연(감이당 대중지성)

윤선도 책을 쓰고 계시는 곰샘 덕분에 때 아닌 남도여행을 했습니다. 윤선도 유적지 답사가 목적이었기에 갈 방향만 명확한 일정표를 가지고 무작정 떠났더랍니다.

① 광주→ 해남
② 해남→ 녹우당/ 금쇄동
③ 땅끝마을→ 보길도
④ 세연정→ 낙서재
⑤ 보길도→ 해남→ 광주 → 기차

다른 것은 아무 계획도 생각도 없이 단순하고 무식하게 돌진!! 삶은.... (감자니까요~)^^ 곰샘께서는 동의보감을 리라이팅하신 고전비평가답게 눈을 뜨자마자 양생법을 강요(^^)하십니다. 왜 이렇게 오래 씻느냐, 이를 그렇게 빡빡 닦으면 이가 상한다. 치약은 하루에 한번만 묻혀서 닦고 칫솔질만 해라. 머리 좀 빗어라.

위생에 길들여져 양생을 못 배운 저로서는 너무나 생소한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 답사를 온건지 양생법을 배우러 온 건지 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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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우단은 해남 윤씨 종가 고택인 녹우당과 고산 사당, 어초은 사당, 추원당, 유물관 등을 총칭한 말이다. 해남 윤씨 집안은 약 600년 넘게 조상의 유물을 고스란히 보관해 온 유일한 집안이자 조선시대 양반가 중 가장 많은 유물을 보관해온 집안이다. 고산유물관에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를 지었던 고산의 작품에서부터 우리나라 풍속화의 시원을 연 공재 윤두서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고산이 만든 거문고는 원형 그대로 복원돼 전시되어 있고 국보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보물로 지정된 고려 노비문건 등 귀중한 진품자료도 만날 수 있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 안내책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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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현재도 해남 윤씨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마을 전체가 유적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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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선생님과 발바닥사랑을 나누시며 자유를 만끽하시는 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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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전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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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관리가 안 되어 있어 폐쇄되어 있는 제각. 금쇄동에 뱀이 나올 수도 있다는 민박집 아주머님의 말씀이 수긍이 갑니다. 올해 우리가 처음 방문한 듯해요. 부랴부랴 금쇄동에서 탈출했습니다. 놀란 가슴을 안고 말이죠.

윤선도 선생님은 병자호란에 참가하러 떠났다가, 이미 전쟁이 끝나는 바람에 발을 돌려 제주도행을 감행하셨대요. 제주도에 가시다가 아름다운 섬 보길도를 발견하고는 그냥 정착해 버리셨다는 윤선생님의 뒤를 따라 우리도 보길도로 떠났습니다. 보길도에 가서 회를 먹으려고 했으나 면벽수행 중이신 장금샘을 놔두고 차마 갈 수 없어 민박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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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윤선도 원림. 이곳에서 오우가, 어부사시사를 지으셨다죠. 양쪽으로 무희들을 올려 놓고 바위 위에 앉아 풍류를 즐기셨다니 윤선생님은 황제가 부럽지 않으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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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수당과 낙서재의 모습입니다. 윤선생님은 물을 좋아하셨나봐요. 곳곳에 연못을 만들어 놓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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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를 지나면 앞이 탁 트인 동천석실이 나와요. 앞에 곡수당과 낙서재가 보여요. 윤선도샘과 라이벌이었다는 송시열샘께서 바위에 글씨를 새겨 놓으신 곳이 있어서 마지막 코스로 방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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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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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체 화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을 너무나 소모한 장금샘은 끝내 위의 기능이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곰샘께서 3년동안의 관찰결과 장금샘의 위장장애시 진단부위는 눈밑이라고 합니다. 눈밑이 서서히 부어 오르더니 눈이라는 흔적만 남겼습니다. 크고 또랑또랑하던 목소리가 늘어지고 작아지면서 몸이 모든 것과 하나되기를 시도합니다. 차를 타면 차와 하나되고, 바닥에 앉으면 바닥과 하나되는 그녀는 진정 모든 사물과 교감할 수 있는 감이당 주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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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치기 달인 장금.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길을 나서야 합니다. 길을 나섰으니 계속 갈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네요. 아픈 자는 아픈대로, 양생술을 외치는 자는 외치는 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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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좋아진 위장에 빈츠 3개를 집어 넣으시고는 사지늘어짐병 발생. 온 세상만물과 접속할 수 있는 능력자 장금샘께서 이번엔 돌과 하나되기를 시도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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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 마지막 토사곽란 흔적을 남기고, 기차역 의자와 하나되기를 성공하고 우리의 여행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양생으로 시작한 여행은 양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너희들은 너무 못 배웠어. 내가 처음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가르쳐주지!”
 
네, 네! 앞으로는 위생적인 삶을 접고 양생으로 방향을 돌려 보겠습니다.
세수는 하루에 한 번,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 머리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108번씩 빗질.
양생은 좀 더럽지만 익숙해지면 신간이 편해질 듯해요.

윤선도가 선물해준 ‘양생 여행’ 다음엔 함께 떠나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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