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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 '죽음을 건너뛸 수는 없다'

by 북드라망 2019. 1. 7.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 '죽음을 건너뛸 수는 없다'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한 말이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이데거와 나치의 관계, 나치가 '죽음'을 어떤 식으로 선동했는지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적어놓은 저 문장 앞에서 주춤할 수밖에 없다. 자라면서 보고 들어온 수많은 영상들이 잠시 스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저 문장을 읽고 적으면서 어떤 '편안함' 같은 걸 느꼈다. 저 끝에 '소멸'이 있다는 것, 내가 어떻게 하든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안도감을 주는지……. 


사실 '죽음이 저 끝에 있다'는 말은 커다란 오해다. '죽음'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내내, 생(生)의 바로 옆에 거리 없이 있다. 하이데거가 '탁월한 앞에 닥침'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것이리라. '현존'의 가능근거로서의 '죽음' 말이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죽음을 곁에두고 살라는 가르침이다. 


나는,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떠올리며 살아가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낸다. '끝'이 있으니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이 생(生)이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말하자면 내가 가진 낙천성의 근거는 '끝'에 대한 믿음인 셈이다. 이 신앙의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 '태어나고, 살고, 죽는다'. 아, 살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존재와 시간 - 10점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이기상 옮김/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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