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평화와 실용의 별자리, 황소자리

평화와 실용의 별자리, 황소자리


(4.20 ~ 5.20)



곡식을 자라게 하는 비가 내린다는 ‘곡우'(양력 4월 20일 무렵)는 사실 가뭄이 심한 시기입니다. 이제 막 뿌린 씨앗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농부의 마음은 애가 타지요. 하지만 비가 내리길 간절히 바라며 농부들은 매일 자신의 농작물을 돌봅니다. 초조하다고 함부로 덤비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비가 내리고, 곡식들이 쑥쑥 자라는 ‘입하’를 통과합니다. 곡우에서 ‘소만’(양력 5월 21일 무렵) 전날까지 태어난 사람들, 이 시기 농부의 성실함과 정성, 그리고 만개한 꽃과 연두색 잎들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닮은 사람들이 바로 황소자리입니다.



실용성과 편안함


뿔 달린 황소머리를 표현한 기호  Taurus.svg를 가지고 있고, 7세에서 14세의 에너지를 가진 황소자리는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 자신의 돈을 갖게 되면서, 나라는 존재가 소유한 것들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배워 나가는 인생의 단계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길 원합니다. 겉만 화려하거나 가성비가 떨어지는 실속 없는 것들을 싫어하지요. 그리고 물질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이 소유한 것들을 소중히 다룹니다. 허투루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고, 빚지는 것도 싫어합니다. 경제적 자립을 중요하게 여기며 돈의 중요함을 잘 알고, 돈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황소자리는 음기(陰氣) 별자리이며 내성적이고 부드럽습니다. 또한 흙 별자리이기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신중하고, 안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황소자리는 결코 서두르지 않습니다. 여유가 있는 것을 좋아하고 뛰는 것을 싫어합니다. 약속을 잘 지키고,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는 도중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일찍 출발한 것이지요. 다른 별자리들이 보기엔 황소자리가 느린 사람들이지만 본인들은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요. 만약 누군가 황소자리를 답답해하며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시킨다면, 꿈쩍도 하지 않는 황소고집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황소자리는 자신이 옳다고 느끼는 대로 행동합니다. 절대로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목적의식이 확실해서 조급해하지 않고, 밖으로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노력합니다.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결코 기대하지 않으며 조금씩 꾸준히 자기 길을 갑니다.  


황소자리에게 집은 이들이 사랑하는 가장 안락한 장소입니다. 냉장고엔 음식이 넉넉하게 담겨 있고, 집안 어딘가엔 안락의자나 푹신한 소파가 있을 것입니다.


차분하고 인내심 강한 황소자리를 친구로 사귈 때 우리는 든든함을 느낍니다. 이들이 관계 맺는 방식은 느리고 수동적입니다. 친절함과 애정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낯선 사람들에게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다가가기보다는 다가오는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더 편하게 느낍니다. 그리고 포용력이 넓어서 웬만한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는 편이지요. 하지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신중하게 관계를 맺습니다. 친한 관계를 맺기까지 보통 몇 년이 걸리지만, 일단 한번 관계를 맺으면 신의를 다합니다. 



소유와 존재


황소자리는 양자리의 열정과 충동이 대지에 뿌리를 내리는 시간입니다. 맨 몸뚱이로 태어난 신생아는 이제 자신의 물건들을 소유하며 현실에 착륙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중요한 질문이 떠오릅니다. 존재는 무엇을 소유할 것인가? 어떻게 소유할 것인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는  ‘자발적인 빈곤이라는 이름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지 않고서는 인간 생활의 공정하고도 현명한 관찰자가 될 수 없’고 ‘불필요한 삶의 열매는 사치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부적인 활동과 확장’에 의해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은 상황일 때에만 소유한 물건이 바뀔 수 있는 때라고 말합니다. 나비는 애벌레의 옷을 입을 수 없기에 반드시 새 옷이 필요한, 이런 소유만이 존재와 필연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소유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을 감고 집안을 스캔했을 때 생각나지 않는 물건들, 생각은 나는데 손길이 닿고 있지 않는 물건들은 이미 존재 밖의 물건들입니다. 언젠가 필요할 거니까... 근데 대비를 위한 물건들이 그토록 많이 필요한 걸까요?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그 물건과 나는 그 가치에 비해 너무 짧게 접속하는 건 아닐까요? 오히려 다양한 물건에 치여 정작 중요한 것에 충실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데 왜 소유하고 있는 걸까요? 쾌락 때문이겠죠. 쾌락은 황소자리의 중요한 화두입니다.

 

우리의 실존 양식에는 소유적 태도와 존재적 태도가 있습니다. ‘소유적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는 반면, 존재적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 기탄없이 응답할 용기만 지니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하리라는 사실에 자신을 맡긴다’고 에리히 프롬은 말합니다. 소유적 인간은 집안, 외모, 학벌, 집, 자동차, 돈, 지식이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존재적 인간은 가진 것을 지키려 하지 않고 거리낌 없기에 활기를 띕니다.

 

소유는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소유는 잃음을 전제로 하기에 불안과 두려움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그 불안과 두려움에 깨어있지 못하면 소유물의 노예로 전락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소유와 안정을 다룰 때 경계해야 할 것이며, 존재란 생로병사 변화를 특성으로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황소자리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이들이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인데, 황소자리는 결코 변화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황소자리는 대지의 별자리입니다. 두터운 대지가 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따라서 너무 빠르고 갑작스러운 변화나 전환을 좋아하지 않을 뿐, 천천히 차분하게 변화해 갑니다.  



평화 :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노고와 기쁨

 

황소자리는 단단한 골격과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몸의 균형도 잘 잡혀 있고, 남성들은 어깨나 가슴, 등이 넓고 튼튼하며 육감적입니다. 또한 타고난 소화력으로 어떤 음식이든 잘 소화해냅니다. 다만 기관지, 편도선, 갑상선, 경추 등 목 부분이 약할 수 있으니 잘 관리해주면 좋습니다. 

 

황소자리의 최고의 장점 중 하나는 유머입니다. 말로 하는 개그보다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같은 몸 개그를 잘하지요. 또한 황소자리는 오감이 발달하여 감각적입니다. 좋은 음식, 몸에 편한 옷, 클래식 음악, 부드러운 스킨십을 좋아하고 요리도 곧잘 합니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습니다. 다만 감각적인 성향이 지나치면 쾌락과 사치를 추구하게 되고, 느긋함과 태평스러움이 지나치면 게으름과 방종으로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안정과 소유에 대한 집착은 인색함과 고착을 낳습니다. 안빈낙도의 별자리가 스크루지가 되는 거지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은 취업과 연애에 실패한 후, 시골 고향에 내려와 4계절을 보내며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농사일을 하고, 그때그때 나오는 농작물로 요리를 하고, 오늘하루를 살아갑니다. 지금 여기에만 집중하며 삽니다. 황소자리의 시간은 늘 지금 여기이지요. 이들에게 과거와 미래는 의미가 없습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는 황소자리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고, 지금의 자신에 만족하면서 삶의 순간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황소자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삶입니다. 


우주는 우리 모두에게 황소자리가 사랑하는 내적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살아간다는 것의 현실적 고통과 슬픔 그리고 기쁨을 모두 아는 자가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는 삶... 그 조용한 평화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그림 박희진. 별들 사이로 난 길을 동행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요.

★ 글 김재의. 친구들과 함께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 여정을 글과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재의 선생님의 글은 '인문여행네트워크 여유당'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 김재의 선생님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유당에 들러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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