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친절한 강의 대학』의 친절한 고전 안내자 우응순 인터뷰

친절한 강의 대학의 

 친절한 고전 안내자 우응순 인터뷰




1. 『친절한 강의 중용』에 이어 이번 ‘친절한 강의’는 『대학』입니다. 『대학』과 『중용』은 서로 다른 책이지만 한 세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도 두 경전을 묶어서 펴내는 경우가 많고요. 단지 분량 문제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대학』과 『중용』이 단짝인, 그러니까 서로 통하는 포인트가 무엇인가요? 


물론이죠. 분량이 문제가 아니라 원래 단짝 친구는 서로에게 먼 길을 걸어 갈 힘을 불어넣어 주잖아요? 『대학』과 『중용』은 ‘수신’의 시작과 마무리, 다시 시작과 마무리로 계속 맞물리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추동력을 만들어 준답니다. 


『대학』으로 시작한 ‘나를 위한 여행’[修身]은 『논어』, 『맹자』 그리고 『중용』까지 쭉 갔다가 『대학』으로 돌아와 ‘더욱 성숙해지는 나를 위한 여행’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인데요. 주자가 『예기』에 들어 있던 『대학』과 『중용』을 분리하여 『논어』, 『맹자』와 ‘사서’로 묶은 이유이기도 하답니다. ‘사서’를 통해 내가 어떤 존재로 태어났는지를 확실히 알고, 꾸준히 행하는 과정에서 나의 부족함을 고쳐서 좀 더 나은 존재로 새로워지기를 바란 것이지요. 


『대학』과 『중용』은 영원한 단짝 친구지만, 스케일은 다른 친구랍니다. 완전히 같은 친구라면 심심하지요. 우선 『중용』은 큰 그림을 그립니다. ‘나’와 ‘세계’의 관계를 ‘우주’의 시공간으로 무한 확장합니다. ‘중용’을 실천하고자 하는 성실한 인간의 노력이 ‘천도’[誠]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말하지요. 엄청나게 크고 매력적인 설계도를 우리 앞에 쫘악 펼쳐 보여주지요. 한편, 『대학』의 그림은 작지만 단단하지요. ‘수신’의 주체인 나를 핵심으로 놓고 ‘격물치지’와 ‘성의정심’의 선후관계를 치밀히 탐색합니다. ‘중용’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고요. 자, 그럼 수신의 다음 단계는? 『대학』은 나와 가족, 나와 사회의 관계를 말합니다. 『중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그림이지만 우리의 일상이고, 우리가 매일 만나는 세계이지요. 우리 일생의 과업이기도 하지요. 원만한 가족관계,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을 그려내고 있지요. 『친절한 강의 대학』을 안내자로 삼아 주십시오.



2. 책 속에서 『대학』은 ‘수신학의 기본 교과서’라고 하셨는데요. 『대학』이 어떤 책인가와 함께 그 이유를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친절한 강의 대학』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수신’, ‘수신학’이란 단어가 튀어 나옵니다.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요. ‘수신’, ‘수신’ 하면서 본과 말, 선과 후를 알아야 ‘수신’을 할 수 있다, 그 매뉴얼 북이 바로 『대학』이다, 3강령·8조목에 집중하자, 이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니 어쩔 수 없지요.


당연한 소리지만 ‘나’라는 존재가 인식의 주체이자 실천의 주체이지요. 내가 어떤 존재인지, 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하면서 살아가는지를 모른다면, 성찰의 회로 자체가 없다면, 이건 굉장히 무서운 일이에요. 겁이 납니다. ‘무지’와 ‘무명’의 상태인 ‘나’도 걱정되지만 나의 가족부터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넓게는 이 세상에 대하여 내가 무슨 짓을 하게 될지 몰라요. 이런 게 무서운 겁니다. 그러고는 평생 세상 탓만 하겠지요. ‘나’는 제외시켜 놓고 부모, 형제, 친구들만 변하라고 강요하고 왜 변하지 않느냐고 원망하겠지요. 하지만 ‘욕제기가자’(欲齊其家者) 그 집안을 화목하게 경영하고자 하는 사람은 ‘선수기신’(先修其身), 먼저 그 몸,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 끊임없이 되돌아와야 해요. 그래서 『대학』의 ‘수신’ 매뉴얼―삼강령(명명덕·친민·지어지선), 팔조목(평천하·치국·제가·수신·정심·성의·치지·격물)―은 이런 괴물이 된 나를 친절하게 다시 인간의 길로 이끌어 준답니다. 수신에서 제가, 치국, 평천하로 외부로 향해요. 나의 외부, 타자, 사회, 세상으로 ‘나’로 출발해서 내 부모, 내 자식을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확장하는 거예요. 이웃으로, 나라로, 천하로! 그러면 이 세상이 점차 점차 따뜻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대학』의 수신 매뉴얼을 밟아 가셨으면 합니다. 렛츠 고! 동행을 청합니다.

  



3. 선생님께서는 오랫동안 고전 원문 강의를 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텍스트로도 굉장히 여러 번 강의를 하셨을 테지요. 이번 ‘친절한 강의’인 『대학』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그렇게 거듭해서 읽으시고 강의를 하셔도 질리지 않는 『대학』의 매력, 또 한문 고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와우! 무한 매력이 철철 넘치지요. 매번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이유는? 텍스트는 그대로지만, ‘수시변역’(隨時變易)! 읽을 때마다 내가 달라져 있으니까요. 매번 『대학』을 통하여 ‘달라진 나’가 ‘이전의 나’를 만나서 후회하고 성찰하면서 나이 들어가고 있지요. 사실 20대에 『논어』를 강독한 후에 처음 『대학』을 읽었을 때는 마음이 조급했어요. 빨리 읽고 저 두툼한 『맹자』를 돌파해야 하는데… 대학원 입학시험은 『맹자』에서 많이 출제된다는데…, 이런 생각 때문에 『대학』을 섬세하게 읽지 못했답니다. 물론 그럼에도 20대의 조바심, 불안, 방황을 잠재우는 데는 『대학』이 크게 도움이 되었지요. 


강의 중인 저자 우응순 샘



3, 40대에 한문 선생이 되어 『대학』을 강독하게 되면서야, 비로소 와와와~,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원고를 다듬으면서도 무척 행복했지요. 다시 와와와~, 하면서요.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텍스트는 그대로지만 달라진 나에 따라서 그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늘 배울 거리를 얻게 되지요. 여러분들도 분명 그러실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이 멋진 고전 『대학』을 여러 번 읽으시면서 친해지셨으면 합니다. 『친절한 강의 대학』이 안내자가 되겠습니다.


4. 선생님께서 <대학>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시는 구절 하나와, 독자들이 꼭 익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구절 하나씩을 꼽아주세요. 


구절을 하나만 뽑기 전에 먼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우선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으로 시작하는 경문을 여러 번 읽어 낭송해 주십시오. 삼강령과 팔조목이 자연스럽게 몸에 붙어서 ‘명명덕’이 ‘격물치지’, ‘성의정심’의 반복 과정으로, ‘친민’이 ‘제가치국평천하’의 실천 과정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지요. 


간단히 3단계로 요약할까요? ‘지’(知), 철저히 알아라!, ‘행’(行)! 수신의 주체로 살아라, ‘추행’(推行)!, 나의 앎과 행을 확장하자! 언제까지? 평생토록. 너무 간단한가요? 『대학』은 이런 과정의 본말, 선후를 꼼꼼히 짚고 넘어갑니다. 세상의 이치에 대한 철저한 탐색이 없으면 어떤 존재로 살아야 하는가를 알 수 없다. 알았다 하더라도 마음에 단단히 갈무리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다고도 하지요. 그렇지요, 머리 좋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비상식, 파렴치한 행동이 이 세상을 암흑물질로 채우잖아요. 이 시공간에 내 존재를 펼치고 살다 가면서 암흑물질은 되지 말아야지요. 우주에 지구에 미안하지요.


저에게 『대학』의 구절을 하나만 선택하라시면? ‘혈구지도’(絜矩之道)입니다. 『대학』을 쭉 읽어서 전 10장까지 가야 만날 수 있는 멋진 단어랍니다. 또 사서 중에 『대학』에만 나오는 유명한 말이기도 합니다. 낯설다고요? 모형을 만드는 ‘구’(矩)라는 도구가 여기서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혈’은 ‘헤아릴 혈’이고요. 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라! 상대방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 걸 헤아리라는 거예요. 윗사람이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게 싫어요, 그러면 나는 그 마음을 헤아려 아랫사람에게 무례하게 대하지 않고, 아랫사람이 성실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리면, 그 마음으로 내 윗사람에게 성실히 대하는 거예요. ‘그 사람’이 나에게 무성의한 것이 싫었다면 나는 ‘저 사람’에게 그렇게 대하지 않는 겁니다. 모든 인간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그럼 왜 이렇게 갈등하고 싸우는가? 마음을 쓰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긴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나의 지와 행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내 마음도 모를 텐데, 자식, 친구의 마음이야 말할 것도 없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팔조목의 중심인 ‘수신’의 자리로 가시면 됩니다. 매번 ‘수신’으로 돌아가서 격물->치지->성의->정심의 과정을 차분히 점검하고 성찰해야겠지요.


자, 2017년 가을! 『친절한 강의 대학』이 여러분께 ‘수신’의 안내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