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열심히 공부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열심히 공부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물론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면 선생님의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황도 있으니까 너무 자신을 몰아쳐서는 안 됩니다. 못하고 있는 것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편안하게 생각하십시오. 몸과 마음이 따라주는 만큼 천천히 해가면 됩니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 보면 뭔가가 쌓입니다. 뭔가 쌓이다 보면 어느 날 신체가 새로운 접속통로를 만듭니다. 접속장치가 변화가 왔을 때 기존의 관점들과 다른 관점이 생기게 됩니다. 관점의 이동이 일어난 것이지요. 공부는 그때부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기존의 접속장치와 새로 만들어 가는 접속장치가 서로 충돌하고 있으니 힘이 들 것입니다. 아직은 새롭게 공부하는 접속 장치가 자신의 신체에 자리잡힌 상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비난할 필요가 없습니다.

- 정화스님,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187쪽


원래 여기 사는 사람들의 성질이 급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애초에 그런 속도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한 일에도 ‘속도’를 요구하곤 한다. 누가? 자기 스스로가. ‘공부’는 그야말로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에 딱 맞는 사례다. 하루 1시간씩 매일매일이라는 것은 하루에 티끌 하나씩 매일매일 모은 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도 읽어야할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으면 항상 초조해하곤 한다. 휙휙 읽어버리면 ‘와 벌써 이만큼이나 읽었군!’하며 만족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 와중에 넘어간 페이지만큼 내가 변했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공부’한다는 것은 텅빈 창고에 무언가를 쌓아가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그것은 창고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바뀌지 않는다면 사실상 공부한 게 아닌 셈이다. 따라서 여기에 ‘속도’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차라리 한 권의 책을 오랫동안 읽으면서, 서서히 다른 인간이 되어가는 편이 훨씬 좋다. 


모든 새로운 일이 다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처음에는 처음이기 때문에 당연히 잘 되지 않는다. 그걸 매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잘하게 된다. 말하자면, 그 순간이 ‘공부’에서 작은 성과를 얻는 순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를테면 사회가 진짜 변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 판국에 화염병 한 병 안 나오고, 계엄령 선포가 농담이 되는 걸 보면, 역시 ‘반복 곱하기 시간’의 힘은 대단하다.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말자. 


숙성이 안 된 현재로써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 당연히 어렵고,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것 같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고, 모르는 게 있으면 잠시 쉬면서 멍 때려도 괜찮습니다. 

- 같은 책, 188쪽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 10점
정화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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