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반려동물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비의 ‘최고의 선물’은 김태희(응?),

우리의 뜻밖의 선물은 고민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자식처럼 애틋해지게 된다고 하는데, 고양이는 사람을 애달파 하지 않습니다. 나 혼자만 그렇게 애정이 철철 넘칠 뿐이요.(일동 웃음)_(『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289쪽) 


아, 스님에게 팩트 폭행을 당할 줄이야. 너무 아파서 화가 날 뻔했다. 그렇다, 많이 당해 봤다. 동물은 사람을 그렇게 애달파 하지 않는다. 고민자는 고양이와의 관계로 스님께 질문을 했는데, 내 경우엔 토끼다. 얼마 전부터 함께 살게 된 놈이 영 곁을 내주지 않는다. 나는 차가운 시골 여자, 하지만 내 토끼에게만큼은 따뜻하다. 나는 정말이지 내 안의 상냥함이라는 상냥함(이 희귀한 것을!)은 모두 모아 저에게 쏟아낸다. 나는 저를 위해 맛난 것을 내놓는데, 저가 맛나게 먹는 걸 보는 거 하나가 내 낙인 건데, 그거 하나를 내 마음대로 해주질 않는다(내가 사라져야 맛있게 먹는다). 저 아프지 말라고 붙들고 껴안고 약을 먹이는데 내려놓자마자 분노의 스텀핑(토끼가 뒷발로 땅을 구르는 것으로 주로 화가 나거나 위기를 느꼈을 때 하는 행동)을 한다. 아, 뭔가 올라온다. 올라와.


"어이 주인, 거 좀 질척거리지 맙시다."

사람의 경우에도 상대가 집착이 심하게 되면 불편한 마음이 커져 가듯 고양이 또한 그럴 개연성이 크다고 할 수 있지요. ……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나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은 것을 생각하고 그 정도 선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_290쪽


사실, 이 고민자의 질문(‘반려동물과의 관계, 어떻게 맺어야 할까요?’)을 보고 처음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혹시 보고 계시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반성하고 있어요ㅠㅠ). 뭐 이런 걸 다 (수의사 선생님도 아니고 스님한테) 고민이라고 질문을 하나, 정말 고민이 없다, 없다 이렇게들 없구나… 했는데, 웬걸? 이게 내 고민이 되었다. 어제 또 한 번 안아 보려고 손을 내밀었다 할큄을 당하고, 맛있는 것도 주고 쓰다듬어 주기도 했으니 이제 너도 내 손 좀 핥아 보라고 내밀었다 깨물림을 당하자 “다른 사람이 나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은 것”을 생각하라는 스님의 저 말씀이 생각났다. 내 입장에서야 ‘넌 이제 사랑스런 우리 집 셋째야. 잘 지내보자. 우쭈쭈쭈’이지만 저 녀석 입장에서 나는 부담스럽게 친한 척하는 여자 사람일 뿐. 그래, 이제부터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자. 


나는 작은 고민쯤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뭐라고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질문씩이나 하는가. 그리고 솔직히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의 많은 질문들이 그런 유라고 생각했다. 잠 많고, 과학책이 어렵고, 암송이 어려운 걸 스님보고 어쩌라고들 그렇게 물어 대시는 건가. 그리고 스님은 어떻게 한 번의 핀잔도 없이 일일이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주시는 걸까. 그런데 어떻게든 (이렇게 종교인인 그러니까 비전문가인 스님에게 반려동물에 관한 것을 물어서든) 그런 사소한 고민과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했던 고민자들과 스님 덕분에 내가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었다. 이제 『너잘하마』의 차례 속에 있는 많은 고민들이 선물이 담겨 있는 럭키 박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 이 꽝 없는 선물을 얼른들 챙겨 가시길! ^^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 10점
정화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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