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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금주의 책

11월 첫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by 북드라망 2016. 10. 31.

11월 첫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로제 폴 드루아 , 모니크 아틀랑, 김세은 옮김, 미래의창 



출판사 책소개

굴곡진 역사를 버텨온 희망의 양면적 속성을 성찰하고, 다시 희망하는 법을 궁구하는 책이다. 신화에 따르면, 판도라의 상자에 홀로 남은 희망은 세상에 퍼진 온갖 악을 처단할 선의 보루이자 불확실성과 불행이 파견한 악의 척후병이다. 곧 희망은 최선의 미래와 최악의 미래를 동시에 꿈꾼다. 그래서 희망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당장 해결하려는 조급함에 찌든 오늘날, 우리는 희망하기를 멈추도록 강요받는다. 희망은 선망이 아닌 무관심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격하되었고, 공동체의 광장을 빠져나온 개개인이 남몰래 간직하는 자폐적인 욕망으로 전락했다. 희망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희망의 이중성이 인간의 조건인 한 우리는 희망하는 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요약하면 '희망'을 키워드로 사유한 책인 듯 보인다. 사실 책소개의 말처럼, 나는 본능적으로 '희망'이 생기는 순간에도 가급적이면 그런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쪽이다. 이것은 조금 복잡한 문제일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에 '희망'이 어떤 '조건'이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면, 의식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조금 엉뚱하지만 '시지프스 신화'가 어째서 고전이 되었는지도 알 수 있을 듯.



『심층마음의 연구』, 한자경, 서광사



출판사 책소개

심층마음인 아뢰야식이 어떻게 깨어 활동하는지, 아뢰야식이 어떤 방식으로 자아와 세계의 근원이 되는지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저자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서양철학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서는 불교철학을 공부하며 동서양 사상을 넘나들며 자신의 철학을 펼치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한자경 교수이다.


안이비설신의 5근을 통해 얻는 전5식과 주어진 감각에 대해 알아차리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제6의식, ‘나는 나다’의 자의식인 제7말나식, 가장 심층에 있는 식이자 본서의 핵심인 제8아뢰야식에 대해 설명하고, 심층마음과 표층의식과 관련하여 여래장사상과 독일관념론, 세친의 사상과 칸트의 사상, 원측의 사상과 칸트의 사상 등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동서철학을 비교한다.


또 인간 및 세계를 오직 표층의식 차원의 존재로만 간주하는 사고체계인 실체론과 인과론, 의식론, 진화론에 각각 어떠한 한계가 있는지 다루며, 표층의식만을 자기 마음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는지, 어떤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지,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공명하며 그것을 덜어 주고자 하는 자비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살펴본다.


독일관념론과 불교적 사유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한 한자경 샘의 신간이다. '심층마음'을 두고 관념론 철학과 불교 사유를 넘나들며 논의를 전개하는 모양이다. 소개에 드러난 주제에 관심이 많다. 사실, 의식하며 살아가는 '마음'의 영토는 너무나 협소한데, 문득 생각해 보면 정말 이게 전부일까 싶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돌발적으로 출현하는 낯선 마음은 어디에 어떻게 있는 걸까? 



『도덕적 상상력』, 존 폴 레더락, 김가연, 글항아리




출판사 책소개

존 폴 레더락이 제안하는 평화는 구름처럼 멀리 있는 것도, 이미 완성된 멋진 그림도 아니다. 태생적으로 울퉁불퉁한 나무 표면이나 맨바닥에 그려나가는 미완성의 그림 혹은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한 조각씩 맞추어야 하는 거대한 퍼즐이다. 퍼즐처럼 평화는 한 조각씩 맞춰가야 하는 과정이다. 저자가 말하는 도덕적 상상력은, 갈등이 일어나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다음 단계의 평화가 무엇인지 무던히 상상하는 역량이다. 폭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재에서 좀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이다.


맨 앞의 '희망'과 마찬가지로, '도덕' 역시 마음놓고 선호하기 힘든 개념이다. 그런데, 만약에, 정말로 '인간'이 (이른바) '인간성'을 떠날 수 없는 것이라면 '갈등을 수용하면서 다음 단계의 평화를 상상하는 역량'으로서 '도덕'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것은 최악보다는 그게 더 나은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기원하는 생각이다. 



『농장해부도감』, 줄리아 로스먼 글그림, 이경아 옮김, 더숲 

 



출판사 책소개

<자연해부도감>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되는 줄리아 로스먼의 작품이다. 도시를 벗어난 시골의 농장을 배경으로 좀 더 본격적이고 친근하게 자연에 대해 다루고 있다. '농장'은 자연이 주는 소중한 것들을 얻으며 살아가는 과정을 집약적으로 담아놓은 공간이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이 공간에서 저자는 그동안 도시에 살면서는 볼 수 없었던 자연의 경이롭고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만난 흥미로운 시골 생활의 지식과 모습을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방식으로 소개한다.


저마다의 쓰임새를 가진 농기구와 농기계들, 우리에게 고기와 털, 달걀을 주는 동물들을 기르는 법과 품종, 부위별 용도 제대로 알기, 토마토.사과.당근 등 우리가 즐겨먹는 채소들의 놀랄 만큼 다양한 품종과 특징, 재배법, 그리고 그렇게 자연에서 얻은 것들로 요리하는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까지, 저자의 생생한 그림이 보여주는 농장 속 풍경은 시골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듯한 활기를 전해준다.


농장에서 사는 생활에 대한 동경은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크던 작던 조금씩은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동경'의 근저에 깔려 있는 것은 사실 '무지'이기 때문에 그런 듯. 그래서, 농장으로 이주를 결행할 용기가 없는 사람은 이런 책으로나마 그 생활의 간접 체험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림이 어떨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표지만 보면, 꽤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문서의 서명과 인장』, 박준호 지음, 박이당




출판사 책소개

저자가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고문서의 서명과 인장에 관련된 내용을 엮었다. 책의 제1부에서는 서명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고대 목간으로부터 시작해서 지목병용의 시기를 거쳐 당송 시대에 이르는 중국의 서명 역사를 먼저 개관하였다. 제2부는 고문서학에 있어서 서명과 인장 연구의 가능성을 시론하였다. 고문서학의 학문적 역할이 사료의 1차적 검증과 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면, 사료 검증 단계에서 몇몇 중요한 기준이 서명과 인장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제3부는 서명과 인장의 주변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엮은 것이다. 조선시대의 어압과 조선시대 행정 문서의 어보, 관인, 서명, 그리고 서명과 관련된 이야기 등 이 책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친숙한 내용으로 엮었다. 마지막으로 제4부는 착명과 착압의 사례를 모은 것으로, 저자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과 애착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서명'이나 '도장' 등은 그야말로 그 문서에 얽힌 사람의 개성을 확연하게 드러낸다. 도장이야 지금은 뭐 거의 평균화되고 말았지만, 지금도 '서명'은 워낙 천차만별이다. 과거 고문서들에서 드러나는 서명과 인장들은 어떠했을까? 당연히 사료적인 가치도 뛰어날테고, 언제나 항상 그리운 옛사람들의 정취와 멋도 분명 한껏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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