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양생의 시작은 내 몸 들여다보기, 내 마음 다스리기


양생의 시작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4월 말쯤 몸이 계속 무겁고 속이 답답하여 한의원을 찾아갔다. 한의사 선생님은 내 몸 상태를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다른 사람보다 뇌 혈류량이 많아서 밤에 잠을 깊이 못 잘 것이고, 간과 부신이 부어 있어서 피로가 잘 안 풀리지 않느냐고? 또 위가 막혀 있어서 소화도 잘 안되고, 대장이 안 좋아서 대변을 잘 못 보지 않느냐고? 그리고 자궁과 난소에 혹이 있고, 냉증이 심하다고 하셨다. 또 기관지는 선천적으로 좋지 않다고 하셨다. 결국 심장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안 좋다는 것이다. 헉~충격이었다. 그동안 매일 음양탕을 마시고, 108배하고, 산책하고, 낭송도 하고, 매주 산에 다니면서 건강을 돌봤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그렇게 안 좋은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가 그렇게 안좋았나..."


나는 바로 약을 지어 먹고, 매주 침을 맞고, 뜸을 뜨고, 부황을 뜨러 한의원에 갔다. 또 제때 한약과 다시마환을 챙겨 먹고, 소식하며 밥을 천천히 먹고,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철저하게 가려서 먹었다. 그리고 냉증에 돌 찜질이 좋다고 해서 산에 가서 돌도 주워왔다. (무거운데 낑낑 거리면서ㅎㅎ) 그 후로 매일 밤, 발 토시를 하고 뜨거운 돌을 배 위에 얹어 놓고 잔다. 한의사 선생님이 배 위에 난 와플 자국을 보고, 잘 구워지고 있다며 흐뭇해하셨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몸이 좋아지고 있다며 하이파이브를 청하셨다.



❙ 병의 근원을 찾다


나는 한의원에 다녀온 후로 각종 물리치료, 약물요법, 식이요법, 돌 찜질에 집중했다. 그렇게 파이팅 한 덕분에 몸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내 몸이 왜 그렇게 안 좋아졌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래야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병을 치료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보았다.


至人  治於未病之先  醫家  治於已病之後  治於未病之  先者  曰治心  曰修養  治於已病之後者  曰藥餌  曰砭焫  雖治之法  有二  而病之源則一  未必不由因心而生也.
“지인(至人)은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리고, 의사는 병든 후에 치료한다. 병들기 전에 다스리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고, 양생의 도를 닦는 것이다. 병든 다음에 치료하는 것은 약물요법이고 침과 뜸을 놓는 것이다. 이렇게 치료 방법은 두 가지가 있으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어떤 것도 마음으로부터 생기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병들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병든 후 물리적인 치료를 받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헌데 나는 지금까지 병든 다음에 치료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지 내가 왜 병에 걸렸을까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모든 병은 마음으로부터 생긴다는데, 나는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지냈던 것일까? 그동안의 몸 상태를 통해 추리해보고자 한다.


_철저하게!




❙ 내 몸 들여다보기


중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어깨가 아팠다. 심하면 목까지 뭉치고, 머리도 아팠다. 잠도 푹 못자서 무언가 개운하지 못한 상태로 지냈고,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으로 도피하기 일쑤였다. 생리도 불규칙적으로 하고, 해도 양이 많지 않고 금방 끊겼다. 문득 문득 왜 그럴까 생각했지만 또 금방 잊고 살았다. 원래 체질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도 했다. 이런~ 미련하고 무지한! 동의보감을 공부하면서 앞서 얘기한 것들을 찾아보니 대부분 간(肝)의 문제로 생기는 것이었다.


간의 주된 생리기능은 소설(疏泄)을 주관하고 혈(血)을 저장하는 것이다. 간은 혼(魂)을 저장하고 정지에 있어서는 노(怒)이며, 액에 있어서는 눈물(淚)이고, 형체에 있어서는 근(筋)과 상합하며 그 정화는 손톱과 발톱에 나타난다.

- 배병철, 『기초 한의학』, 성보사, 159쪽


첫째, 간의 소설 기능이 무엇일까? 이것은 주로 세 가지 방면으로 나타나는데, 기기를 잘 통하게 조절하고, 비위의 운화기능을 촉진하며 정지를 조절하여 잘 통하게 한다. 헌데 이것이 잘 안되면? 어혈과 담음이 생기고, 소화도 잘 안되고, 우울하고 잘 슬퍼하며 근심하며, 마음이 조급해지고 쉽게 화를 내게 된다. 이 밖에도 여자의 배란과 월경이 간의 소설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둘째, 간은 혈액의 저장을 주관하고 혈류량을 조절하는데, 이것이 잘 안되면 충임맥을 충족시키지 못해 월경량이 적어진다. 또 간혈에는 혼이 깃들어 있다. 잘 때 간혈이 충족되지 않으면 혼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해 잠자리에 편하게 들지 못한다. 그리고 간은 분노와 눈물을 조절한다. 이것이 잘 조절되지 않아 욱하기도 하고, 잘 울었다. 또 어렸을 때 눈이 급격하게 나빠졌는데, 이것도 다 간과 관련된 것이었다.


소화가 잘 안되고, 잠을 깊이 못자고, 눈이 나쁘고, 월경량이 적고, 월경이 불규칙적인 것이 다 간의 문제였다. 또 마음이 조급해지고, 쉽게 화를 내고, 우울하고 잘 슬퍼하며 근심하는 것이 다 간 때문이었다니! 내 몸을 들여다보다 보니 내 마음도 보이는 듯했다. 나는 뭐든 배우면 바로 바로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한번 시작하면 너무 열심(熱心)히 한다. 덕분에 효과를 빨리 보기도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병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니 주변을 보지 못하고, 근본을 잊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아픈 뒤에 그렇게 하면 무슨 소용인가? 진정한 양생의 도는 열심히 치료받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병들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다. 그것을 명심(銘心)하고 또 명심할 것!




글_송은민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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