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연재 ▽/원일의 락락(樂樂)

지속과 반복, 재현과 변덕스러움의 즉흥 연주, 키스 자렛

by 북드라망 2015. 7. 21.



키스 자렛 Keith Jarrett





키스 자렛은 전 세계 재즈피아노 솔로 아티스트 중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율로 최고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Keith Jarrett - The Köln Concert'는 1975년 1월 24일 쾰른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 연주를 녹음한 것으로, ECM 레이블을 통해 독점 발매되는 그의 여러 음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앨범이다.



1. Köln, January 24, 1975, Part I (26:15)
2. Köln, January 24, 1975, Part IIa (15:00)
3. Köln, January 24, 1975, Part IIb (19:19)
4. Köln, January 24, 1975, Part IIc (6:59)



나는 첫 곡 'Part 1'을 듣는 순간 바로 압도되고 말았다. (제대로 된 오디오 환경에서 들어봐야 생생한 즉흥 라이브 연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참다운 즉흥 연주를 듣자 내 몸은 전율했다. 깊은 감성의 층위들이 나에게 차례로 육박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음반을 다 듣고 난 후 나온 첫 마디는 "아~~~!!!" 즉흥 연주를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 경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지를, 어떤 연주를 할 것인지 매번 아무것도 정해 놓지 않는다는 키스 자렛의 놀라온 연주 철학!


"어떤 소재를 다룰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음악이란 연주자가 그 소재에 무엇을 불어넣는가에 대한 것이다."




모티브의 주제를 전개·발전시키는 것이 작곡가의 기본이고 곡의 구성을 이루는 뼈대라고 한다면, 즉흥 연주는 이를 교란하고 해체하며 탈구성과 재구성을 변덕스럽게 오가는 것이다. 즉흥 연주는 배설하듯 아무렇게나 마구 연주하는 게 아니다.


지속과 반복, 재현과 변덕스러운 속도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즉흥 연주자가 되려면 어마무지한 연습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림없다. 즉흥 연주자는 순간순간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감성과 감각을 조율하며 소리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하여 참다운 즉흥 연주는 작곡과 연주의 궁극인지도 모른다.

# 이 음반과 관련된 에피소드. 키스 자렛은 공연 직전 감기 몸살에 걸려 공연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공연 직전까지 원하던 피아노가 도착하지 않아 원치 않는 피아노로 녹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키스 자렛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했던 피아노 트리오. 게리 피콕(베이스·75), 잭 디조넷(드럼·68)이다. 이들은 1983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완전한 즉흥 연주로만 이루어진 이들의 수많은 연주 실황과 스튜디오 녹음 연주도 들어보길 권한다. 새로운 재즈의 역사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수입] Keith Jarrett - The Koln Concert - 10점
키스 자렛 (Keith Jarrett) 연주/EC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