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미니강의 : 서유기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미니강의 : 서유기

삼장법사와 아이들 : 세상 어디에도 없는 '밴드'




손오공이 도적들을 때려죽이자 삼장법사가 몹시 화가 났다. 손수 도적들을 묻어주고 경을 읽어준다. 그러고 나서 축문을 읽는데, 그게 참 엉뚱하다. 저승에 가거들랑 자신은 고소하지 말아 달란다. "그 놈은 손가이고 저는 진가이니, 우리는 성도 다릅니다. 억울한 일에는 그 일을 만든 원수 놈이 있게 마련이고 빚에는 채권자가 있는 것이니, 제발, 제발, 이 불경 가지러 가는 승려는 고소하지 마십시오," 저팔계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사부님께선 아주 깨끗이 빠져나가시네요. 저 양반이 때릴때는 저희 둘도 없었다고요." 그 말에 삼장법사는 또 흙을 한줌 집더니 이렇게 기도를 드렸다. "호걸님들, 고발하실 때는 손오공만 고발하십시오, 저팔계랑 사오정과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 오승은 지음,『서유기』6권, 솔출판사,170쪽
(고미숙 지음,『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
에서 길 찾기』, 북드라망, 97쪽에서  재인용)



손오공 일행이 여러모로 모범적인 인간(물론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은 요괴지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삼장법사까지 이럴 줄은 정말 몰랐지요. <날아라 슈퍼보드>나 <서유기-선리기연>, <이말년의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님이 좀 소심하고, 사람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잔소리만 따발따발 해대고, 안하무인에 사고뭉치지만 그건 다 재미있게 만들자고 그런 건줄로만 알았습니다. 삼장법사님은 좀 더 인격적으로 훌륭하시고, 여러모로 모범적일 거라고 철석같이 믿어왔는데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원작이라고 읽은 것은 아주 어릴적 어린이용 『서유기』 한 권뿐이었는데 뭘 믿고 그리 여기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물러터진 삼장법사와 심술궂은 손오공, 줏대 없는 사오정'에 먹을 것과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저팔계. 이제 저에게 『서유기』는 제가 기억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통해 새삼스럽게 전 『서유기』일행의 본 모습과 뙇! 하고 마주치게 된 것이죠.


말만 많은 삼장법사는 영화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지난 1월 8일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가 책의 모습을 갖추기 전, 남산 깨봉빌딩에서 강의가 먼저 열렸었지요. 고미숙 선생님의 목소리로 듣는 『서유기』는 제가 기억하는 원작보다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웃기고 또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강의를 들으셨던 독자님들께는 기억을 새록새록 되새길 기회를 드리고, 듣지 못하신 독자님들께는 그 현장의 맛을 함께 나누고자 '로드클래식' 연속 미니강의를 준비하였습니다! 오늘은 먼저『서유기』편입니다. 부디, 즐겁게 보아주세요^^




길을 떠나려면 지도를 그려야 한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선 하늘의 별을 보라고 했다. 우리 시대의 별은 바로 ‘고전’이다. 『열하일기』, 『서유기』, 『돈키호테』,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스인 조르바』, 『걸리버 여행기』 등등. 인생과 우주의 지혜를 담은 책들을 고전이라고 한다면, 고전 자체가 ‘길’에 대한 탐구인 셈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진짜 여행을 다룬 책들이 있다. 길 위에서 ‘길’을 찾는, ‘길’ 자체가 주인공이자 주제인 그런 책들. 이름하여 ‘로드클래식’(여행기 고전)! 위의 작품들이 바로 거기에 속한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 작품들은 각 문명권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그야말로 ‘별 중의 별’이다.

- 고미숙 지음,『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북드라망, 2015, 27-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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