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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좋다

정화스님 멘토링 : 아이에게 강요하는 남편, 저는 중간에서 어쩌면 좋을까요

by 북드라망 2015. 6. 26.


정화스님 멘토링 - 스님, 질문 있어요!
내 삶을 긍정하는 지혜






1. 자식에게 집착하는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Q. 아이를 키우면서 모성애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어요. 내가 낳았기 때문에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아이들을 키운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큰아들이 군대에 간 후에 나도 모성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집착이 생겼어요.


두 아들을 키우면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아이들을 키운다고 생각하던 학인이 큰아들이 군대에 가면서 새삼 끓어오르는 모성애를 느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모성애가 아니라 집착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집착이라고 알게 된 계기는 본인의 용돈 벌이로 시작한 작은 알바가 지금은 생각이 달라져서 애들을 위한 돈으로 변질하였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 돈을 버는 모습에 당혹스러워하면서 이것이 진정 모성애인지 헷갈려 하셨다.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일까



스님 : 집착하지 마세요. ‘무엇 때문에 내가 산다.’ 라는 삶의 이유가 생기면 집착하게 되어있다. 어느 날 삶의 이유로 삼았던 것이 빠져나가게 되면 내가 왜 사는지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집착했던 것이 내 진짜 삶인 양 살았는데 그것이 사라지면 살 이유가 없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 삶 바깥의 것들로 내 삶의 중심으로 삼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삶의 이유가 나 자신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면 빨리 집착을 놓으라는 것이다. 돈에 집착하게 되면 돈이 삶의 이유가 되고, 아이들을 집착하면 아이들이 삶의 이유가 된다. 그러니 아이들을 삶의 이유로 삼지 말라고 하셨다. 부모가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성장할 때까지만 키워주면 된다.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내 삶의 이유로 삼으면 자식들에게 빚을 지우는 것과 같다. 빚쟁이 앞에서는 누구나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니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돈을 준다는 것은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이다.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잘 처신하되 집착하지 않고 내가 삶의 중심이 되어서 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2.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Q. 요즘 TV나 주변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폭력문제여요. 길가다가도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사귀던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말에 화가 나서 여자 집에 가서 여자 친구와 가족들을 때리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 것 같아요. 무엇 때문에 그들은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고,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스님 : 사건을 풀 때 폭력을 쓰면 심리적으로 병들어 있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때 상대에게 독특한 양상으로 권력을 행사하면서 상대를 지배하려고 하는 겁니다. 마음에 병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 사람을 만나면 치료를 받자고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만약 거부하면 당장 이별을 선언해야 합니다.


스님은 사람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마음에 병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폭력을 쓰는 사람은 뇌 구조에 폭력이 패턴화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폭력의 양상은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자신도 모르게 해결책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처음에 손이 올라갈 때 강력하게 제지해서 폭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설득해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헤어지라고 말씀하셨다. 폭력도 습관이기 때문에 쉽게 변화하지 않으므로 인연의 장을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폭력이 발생할 때는 강력히 제지하고, 치료 받도록 권할 것, 그도 안되면 '헤어지는 것'이 답이다!



3. 가족 삼각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Q. 남편과 아들의 관계가 너무 안 좋아요. 남편은 아이가 공부해서 명문대에 가기를 바라고, 공부를 정말 하기 싫어하는 아이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요. 남편은 공부하지 않는 아이한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해요. 중간에서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대기업을 다니던 남편은 아이에게 공부 잘하기를 요구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몇 번씩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반대로 아이는 공부를 싫어해서 아버지를 피해 도피유학을 다녀왔지만, 여전히 남편과 사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남편은 남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해야 잘산다는 신념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질문한 학인은 남편도, 아이 편도 들 수가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스님 : 기본적으로 배우자를 보는 남녀의 눈이 서로 다르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동물군 전체를 보면 남성은 여자를 선택할 때 1순위가 예뻐야 한다. 반면 여성은 남자를 선택할 때 능력이 있느냐가 1순위가 된다. 이것은 능력이 있어야 자기 후손을 먹여 살리도록 입력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성들은 자기 후손을 잇기 위해 능력을 중시하게 된다. 따라서 그 아버지는 동물적 본능에 아주 충실한 것이다. 대대손손 자기의 대가 이어지니까 능력이 자신의 존재성을 규정하는 근원적인 본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스님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첫 번째는 지금 먹고사는 문제에서는 능력을 길러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셨다. 과거와 비교하면 수명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먹을 것이 많아졌고 좋은 물(위생적인 물)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처럼 남성들의 능력이 별로 필요치 않다. 하지만 남성들은 오랫동안 쌓아온 능력이 자기를 규정한다고 생각해서 내려놓지 못한다. 두 번째는 아버지와 아들이 객관적으로 아들 입장에서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 입장에서 아들을 보는 훈련을 해보라고 하셨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자식에게 보이면 아버지의 권위가 손상된다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자식에게 아버지도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 서로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서로 역지사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4. 삶에 대해서 질문이 없어요. 게을러서일까요?

Q. 오래전부터 삶에 허무감이 들어요. 새로운 일을 해도 좋은 것도 잘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에 명상공동체 생활을 친구들과 100일 정도 해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뭔가 보이긴 했어요. 그런데 그걸 보면서도 ‘저걸 봐서 뭐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이 반복해서 들으니 뭘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무엇을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 온다는 학인. 일상에서 좋은 일이 있어도 ‘좋은 일이 있으면 뭐하나?’ 싶고, 새로운 체험을 해도 친구들은 참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데 나는 그런 경험이 얼마나 가겠나 싶고, 그래서 그것으로 뭘 할 건데 라는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삶에서 뭔가를 바꾸려고 노력을 하다가도 중도에 그만두어 버린다고 한다. 본인이 게을러서 그런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과 삶을 산다는 것이 허무해진다고 했다.


스님 : 학인이 어렸을 때 가족에게 ‘너는 참 잘한다!’라는 말을 듣지 못하고 자랐을 경우가 많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6:4의 비율로 미래를 긍정하게 되어 있다. 긍정하지 않으면 살아 나갈 수가 없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5:5의 비율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는 삭제시키도록 되어 있다. 그래야 내일을 기대하면서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어른들은 어린아이가 크면서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어른에게는 굉장한 의미가 된다. 기억을 더듬어보라. 아이가 뒤집기만 해도 어른들은 칭찬 해 주었다. 이런 격려 속에서 우리의 존재성을 확인하게 되고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이 모두 올라오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6:4의 비율로 미래를 긍정하게 되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 학인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자신을 긍정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누구한테 인정받기보다는 자기 자신한테 칭찬을 해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내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힘을 기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스님은 말씀해 주셨다. 



끝으로 스님은 모든 생명의 역사, 즉 대단한 시간과 공간성의 함축이 ‘나’의 응축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외부의 칭찬으로 나의 존재성이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체가 대단한 존재이다. 그것을 인식하고 매 순간 자신을 긍정하라고 하셨다.


스님이 해 주는 말씀을 귀 기울여 듣다 보면 ‘모든 것은 나한테 달려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나 자신부터 존중하고 칭찬하는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정리_박경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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